6만여 명의 붉은 함성이 상암벌을 뜨겁게 달궜지만 한국은 끝내 웃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서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후반 초반 이란 선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세를 점했지만 끝내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승점 14)은 3위 시리아(골득실 +1)와 4위 우즈벡(이상 승점 12, 골득실 -1)을 따돌리고 2위를 유지했다. 한국은 내달 1일 우즈벡 원정길에 올라 5일 자정 최종예선 최종전을 치른다. 남은 본선 직행 티켓 1장이 걸린 최후의 일전이다.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손흥민(토트넘)이 선발 출격했다. '여우' 신태용 감독의 연막 작전이었다. 권창훈(디종)과 이재성(전북)이 2선에서 지원 사격했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장현수(도쿄)가 중원을 구축했고, 포백라인은 왼쪽부터 김진수, 김민재(이상 전북), 김영권(광저우 헝다), 최철순(전북)이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빗셀 고베)가 꼈다.
이란전의 중요성을 직시한 국민들과 대한축구협회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더해지며 6만 3124명의 관중들이 상암벌을 채웠다. 서울월드컵경기장 개장 이후 6만 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찬 19번째 A매치였다. 아울러 이 경기장 입장관중 역대 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란전 입장권은 지난 29일 이미 5만 4천 장이 판매되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축구대표팀의 서포터즈인 붉은악마는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태극전사들이 그라운드를 밟자 우레와 같은 박수와 열화와 같은 함성으로 반겼다. 반면 이란 선수들이 들어올 때는 야유를 보내며 사기를 꺾었다.
붉은악마를 위시한 붉은 물결은 90분 내내 상암을 '들었다 놨다' 했다. 전반 중반 함성 소리에 한국의 골키퍼 김승규와 중앙 수비수 김민재의 미스 커뮤니케이션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한국은 홈 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은 채 파상공세를 벌였다. 후반 초반 상대 선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세까지 점했지만 끝내 결실을 맺지 못한 채 무승부에 만족했다./dolyng@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