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21, 전북 현대)가 인상적인 대표팀 데뷔전을 가졌다. 김민재는 스스로 왜 자신이 한국 축구 수비의 미래인지를 보여줬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서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후반 초반 이란 선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세를 점했지만 끝내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승점 14)은 3위 시리아(골득실 +1)와 4위 우즈벡(이상 승점 12, 골득실 -1)을 따돌리고 2위를 유지했다. 한국은 내달 1일 우즈벡 원정길에 올라 5일 자정 최종예선 최종전을 치른다. 남은 본선 직행 티켓 1장이 걸린 최후의 일전이다.
이날 경기서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손흥민(토트넘)이 선발 출격했다. '여우' 신태용 감독의 연막 작전이었다. 권창훈(디종)과 이재성(전북)이 2선에서 지원 사격했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장현수(도쿄)가 중원을 구축했다.
신태용 감독은 포백라인서 기존 멤버 위주의 구성을 내세웠다. 대표팀의 수비 라인은 김진수(전북) 왼쪽부터 김진수, 김영권(광저우 헝다), 최철순(전북)이 나왔다. 모든 멤버가 기존의 멤버는 아니였다. 신태용 감독은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바로 K리그 소속의 1996년생 김민재. 신태용 감독서 너무나 중요한 이란과 결전서 A매치 경험이 없는 김민재를 내세웠다.
최강희 감독의 눈에 띄어 전북에 입단한 김민재는 당당히 K리그 클래식 선두인 전북의 주전 중앙 수비수다. 올시즌 24경기에 나선 김민재는 무리하지 않고 실수 없는 플레이로 어린나이지만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었다.
김민재를 발탁한 신태용 감독은 "현재 K리그에서 가장 잘하는 수비수"라고 평가했다. 유도 선수 출신인 아버지와 육상 선수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민재는 188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높이와 힘은 물론이고 빠른 발과 준수한 기술을 자랑한다. 김민재는 이날 이란전서도 자신의 경기력을 마음껏 뽐냈다.
김민재는 이날 대표팀 수비의 최후방에서 맹활약했다. 한국 골문 앞 최후방의 수호신으로 이란의 공격을 막아냈다. 이란이 빠른 스피드와 역습으로 한국의 골문을 노릴 때마다, 김민재는 정확한 수비 위치 선정과 몸싸움을 앞세워 막아냈다. 김민재는 연이은 커팅으로 이란 공격의 흐름을 막아냈다.
김민재의 장점은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서도 눈부신 활약을 보였다. 김민재는 최후방서 롱패스로 인상적인 빌드업 능력을 보여줬다. 김민재의 롱패스는 마치 부상으로 나오지 못한 기성용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세트피스 상황서 높이를 앞세워 맹활약했다. 몇 차례 위력적인 헤더로 이란 선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김민재는 후반 6분 이란 중원의 핵심 사에드 에자톨라히아 볼경합 도중 그의 퇴장을 이끌어 냈다. 간간히 경험 부족으로 인한 미숙함이 나타나긴 했지만 이날 김민재는 데뷔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눈부신 활약을 보여줬다. 김민재가 이날 활약을 이어가 한국 수비의 주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