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4년 만에 NC전 5할’ 이대호의 의지가 실현된 날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8.31 21: 35

“일단 지난해 롯데가 NC에 좋지 않았던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역 라이벌 아닌가. 어떻게든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지난 1월 30일, 6년 만에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이대호가 입단식 당시 밝혔던 각오다. 돌아온 ‘거인의 심장’이 이제는 지역 라이벌 NC에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리고 정확히 213일, 7개월이 지난 8월 31일. 이대호의 다부졌던 의지는 현실이 됐다.
롯데는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15차전 경기에서 8-5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올 시즌 NC와의 상대 전적을 8승7패로 만들면서 지난 2013년 이후 4년 만에 NC전 상대 전적 5할을 예약했다.

지난 2013년 NC의 1군 데뷔 첫 시즌, 8승6패2무로 상대전적에서 앞선 이후 2014년 7승9패, 2015년 5승11패를 기록했다. 그리고 롯데의 NC전 잔혹사는 지난해 극에 달했다. NC전 14연패 포함해 상대 전적 1승14패의 기록은 롯데 선수단을 떨게 했다. ‘공룡 포비아’는 선수단 전체를 휘감으면서 NC와 경기를 할 때만 되면 선수들의 플레이가 경직됐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개막 3연전 상대도 NC였다. 개막전에서는 5-6으로 석패하면서 NC전 연패는 15연패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롯데는 개막전 이후 2경기를 각각 3-0, 12-4로 승리를 거두며 NC전 연패와 동시에 위닝시리즈까지 달성했다. 이대호는 이 개막 3연전에서 10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각오를 그라운드에서 실천했다.
이후 롯데는 더 이상 NC를 상대로 주눅 들지 않았다. 때로는 완패를 당할 때도 있었지만, NC를 더 몰아붙이는 모습까지 보여줬다.지난 6월 6~8일 사직 NC 3연전에서는 1099일 만의 3연전 스윕까지 만들어내기도 했다. 지난 2014년 6월 27~29일 사직 3연전 이후 약 3년 만의 일이었다.
이대호의 말은 허황된 것이 아니었다. 스스로 보여주는 ‘상남자’였다. 이대호는 NC 개막 3연전 맹타를 시작으로 이날 경기 전까지 NC전에서 타율 3할8푼(50타수 19안타) 4홈런 12타점을 몰아쳤다. 9개 구단 상대 타율 중 NC전이 가장 높았다.
결국 이날 롯데는 멀게만 느껴졌던 NC전 5할 고지를 달성했다. 선발 박세웅이 7이닝 4실점으로 역투를 펼쳤고, 타선에서는 1회말 4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한 뒤 이후 적재적소에서 득점을 뽑아내며 승리를 완성했다. 그리고 이대호 역시 이날 1회말 기회를 잇는 중전 안타와 6회말 쐐기를 박는 희생플라이 포함해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면서 NC전 승리에 이바지 했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