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 같은 그룹이 또 나올 수 있을까.
보이그룹 워너원은 특별한 팀이다. 내년 12월까지만 함께 활동하는 프로젝트 팀이고, 멤버 모두 소속된 회사가 다르다. 무엇보다 국민 프로듀서들이 멤버들을 직접 뽑고, 데뷔곡 선정에도 참여했다는 점이 다른 보이그룹들과 큰 차이점이다. 그리고 워너원 이전엔 '프로듀스 101'이란 서바이벌이 있었다.
워너원의 파급력은 예상을 넘었다. 케이블채널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가 시작될 때, 시즌1의 인기를 넘지는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방송이 시작되자 이 프로그램을 향한 '국프'의 관심은 뜨거웠다. 논란도 있었지만, 결국 뜨거운 인기와 관심 속에서 워너원이라는 그룹이 탄생했다.
아이오아이가 그랬던 것처럼, 워너원에 열광하는 팬들의 반응은 다른 신인들과는 달랐다. 사실 기획사에서 몇 년씩 준비해서 론칭하는 신인들과 달리, 워너원은 '프로듀스 101'을 통해서 선발된 멤버들이 단기간 준비해서 나온 팀이다. 멤버들의 이미지와 음악적 색깔까지 완벽하게 기획으로 탄생된 아이돌들과는 확실히 다른 시스템이지만, 국민 프로듀서들이 직접 뽑는다는 방식은 워너원을 어떤 대형기획사 소속 아이돌보다 빠르게 성장시켰다.
지금의 워너원을 보면 또 이들 같은 파급력을 가진 팀이 탄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워너원은 데뷔 쇼케이스를 2만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했다. 데뷔한 아이돌도 채우기 힘든 공연장에서 데뷔 무대를 꾸몄는데, 고가의 암표가 등장했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이례적인 기록 행진의 시작이었다.
가요계에서는 일찌감치 워너원의 데뷔에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올 하반기에는 유독 신인 보이그룹의 데뷔가 많았는데, 워너원은 시한부 그룹이지만 이들의 막강한 경쟁 상대였다. 데뷔곡 '에너제틱'은 음원차트 1위 이후 롱런을 이어가고 있고, 앨범은 5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돌파했으며, 음악방송에서는 단숨에 14관왕을 기록했다. 정식 데뷔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기록한 성적들. 신인 보이그룹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기록들이다.
가요계 밖에서도 이들의 파죽지세 행보는 계속됐다. 일단 데뷔 전 광고계를 접수했다. 식품부터 주류, 화장품까지 일찌감치 광고계 러브콜이 이어졌다. MBC '무한도전'부터 KBS 2TV '해피투게더', '슈퍼맨이 돌아왔다', '불후의 명곡',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7' 등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줄줄이 섭외 1순위였다. 이들의 인기와 화제성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워너원이 데뷔 한 달 만에 세운 기록들, 데뷔 전부터 이어온 영향력과 인기를 따져본다면 이후 제2의 워너원이 탄생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물론 많은 기획사에서 탄탄하게 기획된 아이돌이 여전히 많고, '프로듀스 101'의 새로운 시즌이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당장은 워너원의 파급력을, 데뷔 이후의 기록을 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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