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23번째 블론세이브' SK, 풀리지 않는 고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8.31 21: 49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주초 넥센과의 2연전 전패에 대해 “실망스러운 결과지만 잊고 새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위 넥센과의 승차가 2.5경기로 벌어진 SK로서는 남은 20경기에서 최대한 많이 이겨놓고 봐야 했다. 하지만 번번이 불펜 불안이 팀을 괴롭히고 있다. 
그런 SK는 3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진땀을 흘렸다. 선발 문승원이 6이닝을 1실점으로 버텼고 8회까지는 마운드가 잘 버티며 4-1로 앞섰다. 그러나 9회 3점을 허용하며 상대적으로 쉽게 끝날 경기가 미궁으로 빠졌다. 
사실 타선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6회까지 안타 6개와 사사구 3개를 기록하고도 2점에 그쳤다. 도망갈 기회에서 시원스레 점수를 내지 못하며 경기가 강제로 박빙이 됐다. SK는 1회 노수광(2루타) 나주환 최정의 연속 안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그러나 무사 1,2루에서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2회에도 무사 1루 기회에서 소득이 없었다. 가장 아쉬운 대목은 1-1로 맞선 3회였다. 선두 나주환의 좌전안타, 최정의 좌익수 옆 2루타, 정의윤의 몸에 맞는 공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무사 만루에서의 기대득점은 약 2.5점 정도. 적어도 2점은 나야 평균이었으나 SK는 박정권이 2루수 방면 병살타를 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1점차 승부가 이어지는 가운데 SK는 6회까지 99개의 공을 던진 선발 문승원이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 내려갔다. 7회부터는 불펜 가동이었다. SK는 올 시즌 총 22번의 블론세이브를 저질러 이 부문 리그 1위였다. 그만큼 불펜이 불안했다.
7회 바턴을 이어받은 투수는 서진용이었다. 하지만 선두 이원석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 김헌곤의 희생번트가 이어져 1사 2루 동점 위기에 몰렸다. SK는 곧바로 신재웅을 올렸다.  2사 후 대타 배영섭에게 볼넷을 내주기는 했지만 그래도 박해민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내고 실점 없이 이닝을 넘겼다.
신재웅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김성훈 구자욱으로 이어지는 좌타 라인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보였다. 삼성이 대타 조동찬을 투입했으나 신재웅은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고, 구자욱을 1루수 땅볼로, 러프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7·8회 고비를 넘긴 SK는 2-1로 앞선 8회 선두 나주환이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1점을 달아났다. 타선은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정이 2루타로 뒤를 받쳤고, 수비 강화 차원에서 들어간 김강민이 좌전 안타로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박정권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주자 하나를 더 불러들였다. 
자연히 이기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3점차도 안정권이 아니었다. 위기는 끝이 아니었다. 4-1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박정배가 흔들렸다. 선두 이승엽에게 우월 솔로포, 이원석에게 좌월 솔로포를 얻어 맞고 1점차까지 쫓겼다. 여기서 박한이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동점 주자까지 나갔다. 강한울의 희생번트 때 1루 주자를 잡았으나 권정웅의 안타로 1사 1,2루가 됐다.
상위타선으로 이어지는 승부에서 투입된 SK의 승부수는 채병용이었다. 베테랑의 경험을 믿었다. 하지만 박해민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끝내 동점을 허용했다. SK의 올 시즌 23번째 블론세이브가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비록 9회 상대 실책에 힘입어 끝내기 승리를 거두기는 했으나 찜찜함이 남았다. 어쨌든 이겨서 다행이라는 말밖에 남지 않은 경기였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