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언더파’. 성공적 데뷔라 해도 문제없고, 프로의 높은 벽이라 표현해도 그르지 않는 딱 그런 스코어다. ‘슈퍼루키’ 최혜진(18, 롯데)의 프로 전향 후 첫 라운드 성적은 1언더파였다.
아마추어 최강에서 프로 신분으로 처음 맞은 라운드는 그렇게 ‘1언더파’로 마무리 됐다. 최혜진은 31일 강원도 춘천에 있는 제이드팰리스(파72 / 6,753야드)에서 취재진과 갤러리들의 관심이 집중 된 가운데 프로 골퍼로서의 첫 티오프를 했다.
짙은 안개로 경기가 2시간 이상 지연 된 가운데, 10번홀에서 출발한 최혜진은 “아마추어 때와 다름 없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는 말 그대로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색깔을 유지했다.
올 시즌부터 메이저대회로 승격 돼 펼치는 ‘한화 클래식 2017’(총상금 14억 원, 우승상금 3억 5,000만 원)은 장소도 춘천 제이드팰리스로 옮겨 열렸다. 산중에 설계 된 코스 답게 티박스와 그린의 높낮이가 큰 홀이 많다.
최혜진이 프로 첫 티오프를 한 10번홀이 제이드팰리스 코스의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페어웨이의 진행방향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어가도록 돼 있지만 일반적인 도그레그 홀과는 달리 티박스에서 그린이 훤히 보였다. 다만 페어웨이를 따라 가는 길보다 거리가 다소 길 뿐이었다. 사실 거리보다는 용기가 더 필요했다. 거리가 302미터에 불과한 가장 짧은 파 4홀이기 때문이다. 고저차가 큰 편이라 마음만 먹으면 원온이 가능했다.
선수들은 제각기 자신의 성향과 전략에 따라 클럽을 선택하고 코스를 공략했다. 왼쪽 페어웨이를 택한 선수들은 우드를(물론 아리야 주타누간은 아이언을 잡았지만), 그린을 직접 공략하려는 선수들은 과감히 드라이버를 잡았다. 미국의 제시카 코다는 드라이버를 들고 한번에 공을 올렸다.
최혜진의 선택도 드라이버였다. 시원하게 날린 공은 그린에 바로 오르지 못하고 앞쪽 벙커에 떨어지고 말았지만 최혜진은 차분하게 벙커를 탈출하고 기어코 버디를 잡아냈다. 최혜진은 프로 첫 홀을 그렇게 기분좋은 버디로 출발했다.
그러나 메이저대회로 세팅 된 코스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 전반에 버디 2개 보기 1개, 후반에 버디 1개, 보기 1개를 기록해 1라운드 중간합계는 1언더파가 됐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혜진은 “10번홀을 후반 홀에서 만났으면 좀더 자신있게 쳤을 텐데, 첫 홀이었기 때문에 살짝 덜 맞았다. 딱 그만큼 짧아서 벙커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제이드팰리스의 코스는 전장은 길면서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 또한 길기 때문에 페어웨이를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여건은 최혜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프로 데뷔전이라고 더 긴장하지는 않았다. 코스 자체가 편안한 편은 아니어서 페어웨이를 지키는 전략으로 경기를 했다”는 최혜진은 “전체적으로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지난 며칠 간 스케줄이 많이 있어서 좀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 데뷔 첫 라운드에 대한 성적으로 매겨달라는 요청에는 “70~80점 정도 주고 싶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사진]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전향한 뒤 첫 라운드를 펼치고 있는 최혜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