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센셜 스마트폰이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단 나쁜 쪽으로.
미국 IT 매체 더버지(The Verge)는 31일(이하 한국시간) "에센셜의 창립자이자 CEO인 앤디 루빈(Andy Rubin)는 에센셜의 고객 정보 유출 사건을 사과했다. 그는 에센셜의 블로그 포스트에 사과글을 올리고 '이번 사태에 굴욕감을 느끼며, 개인적인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에센셜은 지난 30일 일부 해커가 지원 홈페이지를 해킹해서 사전 예약자들에게 배달 주소 변경 안내 메일을 보내 운전면허증나 전화 번호같은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루빈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약 70여 명의 고객 개인 정보 유출을 확인했다. 개인 정보가 유출된 고객을 상대로 1년 간 라이프락(Lifelock, 개인정보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에센셜은 실수로 다른 고객들이 개인 정보를 넘겨주지 않도록 지원 홈페이지를 폐쇄했으며, 앞으로 보안 투자를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루빈의 이름값으로 기대를 모은 에센셜 폰에게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발표된 에센셜 폰은 하단을 제외한 3면을 베젤리스 디자인으로 구현된 것이 특징이다. 발표 당시 앤디 루빈은 발표 직후 6월 내로 제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센셜은 2560×1312 QHD 풀디스플레이 화면으로 메모리는 4GB이며 퀄컴의 스냅드래곤 835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이며 두께는 0.3인치, 무게는 0.4파운드, 두께는 0.3인라고 자체 스펙을 공개했다. 하지만 에센셜은 지속적인 출시 지연으로 많은 의구심을 사고 있다. 에센셜은 발표 이후 30일 안에 폰을 판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2달이 지난 지금까지 폰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 8월 13일 경 루빈은 직접 에센셜 폰 사전예약자들에게 "1주일 안에 발송하겠다. 25일에 폰을 판매한다"고 메일을 보냈지만, 아직 제품을 받은 이는 없다. 당시 에센셜은 예약된 제품이 갑작스러운 발송 취소로 소비자들의 많은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번 사태 이전에도 에센셜이 과연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많았다. 폰 성능이나 디자인에 대한 시큰둥한 반응이 이어지면서 기존 애플, 삼성전자의 양강 구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연이은 악재와 루머로 에센셜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미국 경제 매체 '월스트리트저널'은 에센셜이 3억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에센셜은 아마존 에코나 구글 홈, 애플 홈팟과 같은 스마트 스피커도 개발중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연이은 악재에 에센셜 경영진 중 일부가 사퇴한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mcadoo@osen.co.kr
[사진] 에센셜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