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웽거 아스날 감독이 선수를 영입하지 못하는 이유가 밝혀졌다. 간단하다. 이적 예산이 떨어졌다고 한다.
영국 'BBC'의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31일(이하 한국시간)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이 리버풀로 이적한다. 아스날은 구단 역사상 최대 금액으로 선수를 판매했지만, 대체자 영입은 없다"며 "알렉산드로 라카제트와 세아드 콜라시나츠 영입에 쓴 비용, 특히 지불한 막대한 연봉때문에 아스날의 이적 예산은 거의 소모된 상태다"고 보도했다.
온스테인의 아스날 관련 보도가 공신력이 높기로 정평이 난 만큼 충격적인 소식이다. 아스날 보드진은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을 실패한 이후, 여름 이적 시장서 최소 1억 5000만 파운드(약 2181억 원) 이상의 이적료를 사용해 선수 보강에 나서겠다고 성난 팬들을 달랬다.
아스날이 이번 여름 이적 시장서 영입한 선수는 단 둘이다. 라카제트는 5000만 파운드(약 726억 원)의 이적료로 영입했지만, 콜라시나츠는 자유 계약으로 영입했다. 이번 여름 잉여 자원 매각에 초점을 맞춘 아스날은 선수 판매를 통해 수익을 거뒀다.
만약 온스테인의 말대로 아스날의 이적 예산이 없는 상태라면 이번 여름 이적 시장서 웽거 감독의 행보가 이해가 된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 막바지에 웽거 감독은 지난 시즌 주전으로 활약한 시코드란 무스타피 판매에 열을 올렸다. 웽거 감독은 추가 선수 영입을 위해서 선수 판매를 통해 이적료를 채우려고 했다고 볼 수 있다.
전 CNN 기자 벤 페어톤은 "아스날 내부의 한 기자에 따르면 구단주인 크뢴케가 개인적 이익을 위해 아스날 이적 예산을 흡수하고 있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서 선수 판매와 영입 비용을 비교하면 아스날은 오히려 2700만 파운드(약 392억 원)를 벌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당장 체임벌린 4000만 파운드(약 581억 원), 슈체츠니 1100만 파운드(약 159억 원), 가브리엘 1000만 파운드(약 145억 원), 키에런 깁스 700만 파운드(약 103억원) 등 선수 판매 수입만 합쳐도 사용한 이적료보다 더 많은 수익을 냈다. 구단의 연봉 총액 역시 내려갔을 가능성이 크다.
페어톤은 "이적 시장이 끝나기 전까지 아스날에 추가 영입이 있을 것이라 본다. 하지만 아스날 팬들의 기대에는 훨씬 못 미치는 영입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아스날은 세계에서 가장 꾸준하게 수익을 내고 있는 구단 중 하나이다. 하지만 다른 빅클럽과 달리 선수 영입에 많은 자금을 투자하지 않아 팬들의 속을 답답하게 했다.
미러의 존 크로스 기자는 이 소식을 접한 이후 "아스날이 이적료가 없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반박하며 "하지만 아스날 스쿼드는 너무 거대하고 연봉이 높다. 이것이 선수 영입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스날은 지난 리버풀전 대패 이후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웽거 감독은 일부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격노했고, 라커룸서는 알렉시스 산체스와 다른 선수들의 마찰이 알려졌다. 팬들 역시 웽거 감독과 구단 수뇌진에 대한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리버풀전 대패는 아스날의 곪은 상처를 터트렸다. 아스날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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