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선’, 하지원이 선사한 60분의 마법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7.08.31 07: 32

배우 하지원이 절제된 감정 연기로 ‘병원선’을 물들이며 마법 같은 60분을 선사했다.
하지원은 지난 30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극본 윤선주, 연출 박재범) 1회와 2회에서 유려한 실력의 외과의사 송은재로 완벽하게 변신, 성공적인 컴백을 알렸다. 송은재는 난이도가 높은 수술에 겁을 내는 다른 동료 의사들과 달리, 빠른 판단력과 ‘신의 손’으로 환자의 간과 비장을 절제하고 “감정이입하지 말라”며 동료들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카리스마로 감탄을 자아냈다. 수술 후에는 최연소 여자 외과 과장이 되기 위해 자신의 사수이자 현 외과 과장 김도훈(전노민)에게 모든 공을 넘기는 야망을 드러내기도 해, 경쟁에 이기고자 하는 캐릭터를 극대화했다.
지극히 절제된 감정 연기도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송은재는 주변 사람에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의사로서 필요한 기술 습득에만 열을 올렸지만, 섬에서 아픈 이웃들을 자신에게 보내 수술을 부탁하는 엄마에게만은 짜증 섞인 감정을 감출 수 없었다. 이모에게 “차갑기가 시베리아 열 배는 되는 기집애”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냉정한 캐릭터로서 엄마의 민원을 마지못해 들어주지만, 정작 아픈 엄마가 검진을 받기 위해 서울로 상경했을 땐 말을 다 듣지 않은 채 “환자 데리고 내려 가, 더 이상은 안 돼”라며 거절해, 엄마의 죽음을 예견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섬에서 쓰러진 엄마를 구하기 위해 헬기를 타고 거제 병원에 도착한 송은재는 직접 심장 마사지에 나서며 최선을 다했으나, 기계적으로 해오던 관성에 의해 자신이 치료하고 있던 사람이 엄마라는 것조차 잊은 채 사망 선고를 내려 황망함을 자아냈다. 엄마의 죽음 앞에서 울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 눈물도 흘리지 못한 채 풀썩 주저 앉은 송은재의 모습이 이루 말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을 유발하며 슬픔을 자아냈다.
그야말로 하지원이 선사한 영화 같은 첫 회였다. 승승장구하던 실력파 외과의가 자신의 가족은 살리지 못한 채 좌절하는 감정의 진폭이 섬세하게 그려지며 시청자들을 극도로 몰입시켰다. /kangsj@osen.co.kr
[사진] MBC ‘병원선’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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