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영, 정용운, 심동섭…KIA 난세의 영웅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08.31 07: 03

KIA에 또 한 명의 구세주가 나왔다. 
지난 30일 KIA는 삼성과의 대구 경기에서 5-1로 승리를 따냈다. 2연승을 달리며 최근 부진에서 다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뜨거운 추격전을 벌이던 두산이 롯데에게 덜미를 잡히며 승차는 2.5경기로 벌렸다. 31일부터 두산과의 2연전을 앞두고 여유를 확보한 일전이었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좌완 심동섭이었다. 4년만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5회까지 89개의 볼을 던지며 4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의 역투였다. 중간투수로 나섰던 그가 89개의 볼을 던지는 것 자체가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그것도 사사구 하나 없이 공격적인 투구로 삼성 타선을 제압했다. 

5회까지 삼성 선발 정인욱과 치열한 투수전을 벌였고 0-0 살얼음 승부였다. 심동섭이 호투로 버텨주자 타선도 6회부터 터지기 시작했고 5점을 뽑아 첫 선발승리를 안겨주었다. 마친 거친 파도에 난파 위기에 몰린 KIA호를 구원하는 역투였다. 향후 선발투수로 계속 뛸 희망까지 안겨주었다. 
올해 KIA 선발진은 새 얼굴과 난세의 영웅들이 나왔다. 시즌 개막 직후는 사이드암 임기영이 신데렐라였다. 헥터 노에시, 양현종, 팻딘까지 3선발진을 갖췄으나 4~5선발의 부재는 큰 숙제였다. 그때 임기영이 선발투수로 발탁받아 완봉 2회를 포함해 7승을 따냈다. 임기영의 존재는 초반 선두 질주의 결정적인 동력이었다.  
6월 초 임기영이 폐렴증세로 자리를 비우자 혜성처럼 등장한 투수는 좌완 정용운이었다. 5월 후반부터 1군에 올라와 구원투수로 8경기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6월 4일 대구 삼성전에서 5이닝 1실점 호투로 4연패 위기를 건져내고 데뷔 첫 승리를 따냈다. 
이후 넥센 NC LG를 상대로 호투를 펼치며 팀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 정용운은 7월부터는 제몫을 못했고 부진한 투구로 2군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6월 한달 동안 정용운이 버텨주지 못했다면 KIA의 선두 질주는 제동이 걸렸다. 그만큼 중요한 시기에 마운드에 큰 힘을 불어넣어주었다. 
후반기들어 KIA 선발진은 흔들리고 있다. 승리의 보증수표인 양현종과 헥터가 등판한 13경기에서 7승에 그쳤고 팻딘도 최근 3경기에서 부진했다. 타선의 침묵까지 겹치며 후반기 4할대 승률로 처졌다. 이런 난세에 심동섭의 호투는 KIA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나 다름없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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