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LG를 구한 건 결국 '베테랑 파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8.31 06: 10

해결사는 결국 베테랑들이었다. 
LG가 급한 불을 껐다.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6-5로 역전승을 거두며 4연패 수렁에서 벗어난 것이다. 순위도 6위로 한 계단 상승하며 5위 넥센과 2경기 차이를 유지했다. 31~1일 넥센과 2연전을 통해 직접적으로 간극을 좁힐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연패 탈출을 이끈 건 베테랑들이었다. 이날 LG가 올린 6득점 모두 베테랑들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0-4로 뒤진 6회 선두타자 손주인이 몸에 맞는 볼로 걸어나갔고, 계속된 1사 1·3루 찬스에서 박용택이 우측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LG의 무득점 침묵을 깼다. 계속된 1사 2·3루에선 정성훈이 밀어치는 타격으로 2루 땅볼을 치며 3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7회에도 상대 실책과 행운의 내야안타로 만들어진 1사 2·3루에서 손주인이 우익수 희생플라이가 나오며 한 점차 턱밑까지 추격했다. 결국 8회 1사 2루에서 정성훈이 9구 승부 끝에 중전 적시타로 4-4 동점을 만들었고, 9회 1사 1·2루에선 손주인이 좌중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갈랐다. 
박용택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꾸준하다. 올 시즌 LG 30대 베테랑 중 유일하게 붙박이 선발로 고정된 박용택은 111경기 타율 3할5푼3리 145안타 11홈런 72타점 OPS .930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와중에도 흔들림 없이 1번과 3번 타순을 넘나들며 활약했다. 
정성훈의 비중도 커졌다. 2군행에 불만을 품고 미국으로 떠난 제임스 로니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유일한 카드다. 올 시즌 내내 들쑥날쑥한 출장 기회 속에서도 정성훈은 90경기 타율 3할1푼2리 68안타 6홈런 24타점 OPS .850으로 빼어난 성적이다. 30일 한화전 2안타 2타점으로 4번타자 역할을 완수했다. 
손주인도 젊은 선수들의 위협 속에서도 묵묵히 제 몫을 하고 있다. 올 시즌 93경기에서 타율 2할8푼7리 73안타 5홈런 32타점 OPS .735를 기록 중이다. 주 포지션은 2루수이지만 오지환이 발목 부상 이후에는 유격수로 수비 위치를 옮겼다. 이 기간 18경기연속 무실책으로 흔들리는 LG 수비진의 중심을 잡았다. 30일 한화전에는 2안타 1희생플라이 1사구로 4타석 모두 생산력을 보여주며 하위타선의 복병으로 활약했다. 
최근 3년간 젊은 선수들을 대거 중용하며 리빌딩에 중점을 둔 LG이지만 위기 상황에서 팀을 구하고 있는 건 결국 베테랑들이다. 박용택(38) 정성훈(37) 손주인(34)의 나이는 합쳐 109살이다. 세대교체 바람이 거센 와중에도 흔들림 없는 '베테랑 파워'로 위기의 LG를 수렁에서 구하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박용택-정성훈-손주인(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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