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한화에 찬물 끼얹는 '클러치 주루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8.31 06: 10

8월에만 벌써 몇 번째인가. 
한화는 8월에 12승10패 승률 5할4푼5리로 3위에 오르며 선전하고 있다. 순위 싸움 중인 팀들의 발목을 잡는 고춧가루 부대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미숙한 주루 플레이만 아니었다면 한화의 8월 성적은 더 좋았을 것이다.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주루사가 나오며 스스로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 30일 대전 LG전이 대표적이었다. 5-6으로 추격한 9회말 1사, 한화 김원석은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다. 동점 주자가 루상에 출루한 순간. LG 중견수 안익훈의 2루 송구가 높게 향하며 유격수 손주인을 넘었고, 잠시 주춤하던 김원석이 2루를 노렸다. 

그러나 안익훈의 송구는 백업 플레이를 하던 투수 이동현에게 향했고, 김원석은 1~2루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려 허무하게 아웃됐다. 의욕이 너무 앞선 나머지 마지막 기회를 스스로 날렸다. 1사 1루에서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됐고, 이동훈의 삼진으로 경기는 5-6 패배로 끝났다. 
이날뿐만이 아니다. 지난 26일 문학 SK전에선 0-2로 뒤진 9회 마지막 공격, 2사 1루에서 장민석이 우중간을 가르는 장타를 쳤다. 1루 주자 하주석이 홈을 밟아 1점차로 따라붙었지만 장민석이 무리하게 3루를 노리다 주루사로 경기 종료됐다. 장민석이 2루를 돌 때 이미 SK는 중견수에서 2루수로 중계플레이가 되고 있었다. 이튿날 장민석은 1군에서 제외됐다. 
20일 대전 롯데전 역시 주루사 때문에 졌다. 3-3 동점으로 맞선 8회 1사 2·3루에서 오선진이 중견수 쪽으로 빗맞은 안타를 때렸다. 타구가 다소 애매하게 뜨는 바람에 롯데 중견수 전준우가 숏바운드로 처리했다. 3루 주자 하주석은 중간 플레이를 하지 않고 3루 리터치를 시도하다 홈으로 늦게 들어와 여유있게 아웃됐다. 추가점에 실패한 한화는 9회 결승점을 허용했다. 
23일 수원 kt전에도 승리하긴 했지만 주루에서 아쉬운 플레이가 나왔다. 10-9로 앞선 11회 2사 3루에서 양성우가 기습 번트를 대며 1루에서 살았지만, 3루 주자 임익준이 홈으로 스타트를 끊지 못해 추가점을 빼내지 못했다. 최태원 3루 베이스코치가 임익준에게 홈으로 달릴 것을 외쳤지만 임익준이 멈칫하다 타이밍을 놓쳐 3루에 섰다. 쐐기점 기회를 날린 것이다. 
한화는 올 시즌 주루사가 47개로 리그에서 3번째 많지만 경기당 주루사는 0.40개로 두 번째 많다. 견제사는 12개로 최다기록. 지난 27일 SK전부터 3루 베이스코치를 최태원 수석코치에서 고동진 작전주루코치로 바꿔 분위기 쇄신을 노렸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센스 부족과 경험 미숙, 지나친 의욕 또는 자신감 결여가 어우러져 클러치 주루사가 반복되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김원석(위)-장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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