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 싸움의 절묘한 시기에 지역 라이벌이 만난다.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올 시즌 마지막 ‘낙동강 더비’에 자신들의 순위 사수 그리고 추격이라는 분명한 테마와 목적이 생겼다.
NC와 롯데는 31일과 다음달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올 시즌 마지막 2연전을 갖는다.
NC와 롯데는 올 시즌 팽팽하게 맞붙었다. 7승7패로 호각세를 이뤘다. 지난해 NC가 15승1패의 절대 우위를 보였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롯데의 대반격이 이뤄졌다.
경기 내용도 라이벌다워졌다. 1점 차 승부가 5차례나 펼쳐졌고, 앞선 4번의 3연전 시리즈에서 양 팀은 각각 스윕 한 차례씩, 그리고 위닝시리즈 한 차례씩을 나눠가졌다.
지난 10~11일 열린 2연전 첫 시리즈는 2경기 모두 라이벌전 다운 임팩트를 남겼다. 양 팀이 1승1패를 기록했는데, 10일 경기에서는 NC가 9회말 재비어 스크럭스의 극적인 끝내기 투런포로 승리를 거뒀다. 이튿날 경기에서는 롯데가 올 시즌 두 번째 ‘무박 2일’ 혈투 끝에 NC를 제압했다.
이제 양 팀은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갖는다. 우천 취소 경기도 없기에 에누리 없는 정규시즌 마지막 승부다. 양 팀은 이번 시리즈 분명한 목적이 있다. NC는 3위 사수, 그리고 롯데는 4위 사수가 걸려 있다. 그리고 양 팀 모두 더 높은 순위를 추격해야 하는 상황이다.
69승52패 1무(승률 0.570)으로 3위에 올라 있는 NC는 어느덧 2위 두산과 3경기, 선두 KIA와도 5.5경기 차이로 벌어졌다. 지난 8월13일을 기점으로 두산과 순위가 바뀐 뒤 2위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NC는 8월 들어서 좀처럼 상승 기류를 타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8월 최다 연승은 2연승으로 4차례 있었다. 반면, 연패는 5연패가 한 번 있었고, 2연패를 두 번 당했다. 8월 월간 성적 12승14패로 월간 5할 승부는 물 건너갔다. 외국인 원투펀치 에릭 해커와 제프 맨쉽이 좀처럼 제 몫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 좌완 영건 구창모도 거듭된 부진으로 불펜으로 강등됐다. 장현식과 이재학이 그나마 제몫을 해내고 있는 상황이다. NC가 자랑하는 불펜진 중 원종현의 컨디션도 썩 좋은 편이 아니다. 타선은 박민우(8월 최다 안타 2위-38안타)로 분전하고 있는 가운데 나성범, 재비어 스크럭스가 기복이 있다. 특히 올 시즌 롯데만 만나면 펄펄 날던 박석민(롯데전 5홈런)이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 없다.
22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좀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보는 것이 맞지만, 현재 NC의 페이스로는 3위를 지키는 것이 더 시급하다. 맞붙을 롯데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4위 자리에 오른 상황이다. 롯데의 페이스도 한풀 꺾이면서 4경기 차이가 나지만, 만약 롯데 2연전에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올 경우 3위 자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변한다. 반대로 롯데 2연전을 모두 잡아낼 경우 선두권 싸움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다. 모창민, 권희동, 손시헌 등 최근 컨디션이 괜찮은 타자들이면서 롯데전 강세를 보인 선수들이 활약할 필요가 있다.
롯데도 순위 사수가 시급하다. 5강 싸움을 넘어 이제는 4위를 지켜야 하는 입장이다. 페이스를 끌어올리면서 4위에 올랐지만 여전히 4위 자리를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5위 넥센과 1.5경기, 6위 LG와도 4.5경기 차이에 불과하다. 여차하면 다시 순위가 뒤집힐 수 있다. 8월 초순부터 맹렬한 기세를 선보이며 보름 만에 6.5경기 차이를 뒤집고 4위로 올라선 롯데이지만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그만큼 순위가 급변하고 있다.
롯데 역시 지난 주 6연승을 올렸던 기세가 누그러졌다. 박진형과 조정훈, 이명우, 배장호 등 상승세에 역할을 해냈던 필승조들에 조금씩 균열이 생겼다. 오히려 한때 고민 거리였던 타선은 손아섭, 최준석, 이대호, 전준우 등이 돌아가며 역할을 해내며 선순환의 사이클을 만들고 있다. 만약 NC 2연전을 성공리에 마무리 하면 4위 레이스도 한숨 돌릴 수 있다.
롯데는 또한 4위 사수라는 분명한 목적과 함께 3위 추격, 그리고 4년 만에 NC전 5할 승률 도전이라는 부수적인 목표에도 도전한다. 롯데는 NC 2연전 가운데 1경기만 잡아내도 8승을 거두며 상대 전적 5할 승률을 예약한다. 2013년 NC의 1군 첫 시즌에 8승6패2무로 유일하게 상대 전적에서 앞섰고 2014년 7승9패, 2015년 5승11패, 그리고 지난해 1승15패라는 치욕을 당했다. 4시즌 만에 NC전 5할 승부를 만들고 싶은 선수들의 의욕이 가득 차다. 더 욕심을 부리자면 NC와 승차를 2경기 차이까지 좁히며 3위까지 노려볼 수 있다. 전제는 5위권과 승차가 더 벌어져야 하지만 롯데 입장에선 잡힐 듯한 목표를 지나칠 리 없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