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건들의 본보기 되는 송승준의 경험과 관록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8.31 06: 15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그리고 정상급의 위치에서 바닥까지 추락한 뒤 다시 부활했다. 롯데 자이언츠 송승준(37)이 지나온 세월동안 겪어온 경험들은 본인 자신은 물론, 팀의 자라나는 영건 후배들에게는 억만금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롯데 투수진 기둥 역할을 하는 송승준이 현재 보여주는 활약상과 모습은 ‘영건’ 후배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롯데는 후반기 들어 조쉬 린드블럼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브룩스 레일리-조쉬 린드블럼-박세웅-송승준-김원중의 확실한 5인 선발 로테이션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전반기 동안 관리를 받았던 김원중이 이제는 4일 휴식 로테이션까지 소화하면서 현 선발 체제를 구축했다.
외국인 투수들의 분전과 ‘영건’ 박세웅, 김원중의 비약적인 성장 등이 롯데 선발진 정상화의 원동력이라고 될 수 있지만, 외국인 선수들과 토종 ‘영건’들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는 베테랑 송승준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송승준이 투수진의 버팀목이 되면서 롯데 선발진은 비로소 안정을 찾았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선발진 재합류를 장담할 수 없었지만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롯데 선발진, 나아가 투수진 전체의 기둥 역할을 해내고 있다.

송승준은 지난 30일 잠실 두산전 선발 등판해 6이닝 99구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로 팀의 2연패를 끊어내고 승리 투수가 됐다. 사실 송승준의 이날 경기 초반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다. 1회 29개, 2회 23개 등 첫 2이닝 동안 54개를 던지며 위태로웠다. 한 타자 한 타자 상대하는 것이 힘겨웠고 위닝샷인 포크볼도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4회까지 투구 수는 86개였다. 5회를 채우는 것도 벅차보였다.
그러나 송승준은 이후 관록의 투구를 펼쳤다. 5회와 6회, 2이닝 동안 단 13개의 공만 던지면서 6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4회까지 위기를 극복하더니 송승준은 오히려 공을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로 꽂으면서 두산 타자들이 치게끔 했다. 팀의 탄탄한 내야진, 그리고 잠실구장의 넓은 외야를 등에 업고 투구 수를 조절하며 6회까지 이끌었다. 통산 102승의 관록이 투구였고 경험이라는 두 글자가 주는 힘을 마운드에서 느끼게 해 준 경기였다.
송승준이 마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모습 하나하나가 어린 영건 투수들에게는 배움의 터전이 된다. 선배가 걸어온 길을 고스란히 따라가면서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부산 MBC 최효석 해설위원은 “김원중 선수와 박세웅 선수 모두, 송승준 선수의 모습을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것 같다. 송승준 선수가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을 따라하는 것들이 많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만큼 ‘선배’ 송승준 그 자체가 어린 투수들에게는 영감을 주고, 심리적인 안정을 가져다주면서 학습까지 할 수 있는 살아있는 교과서 그 자체다. 특히 함께 선발진을 구성하는 박세웅과 김원중에게는 송승준을 더욱 의지할 수밖에 없다.
김원중은 “송승준 선배님이 조언도 잘 해주시고 중심을 잡아주신다. (박)세웅이나 저는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준비 하는 부분들에서 송승준 선배께서 잘 가르쳐주시고 항상 중심을 잘 잡아주신다”면서 “만약에 저랑 세웅이만 선발진에 있었으면 힘들 때 헤쳐 나가지 못했을 것이다. 코치님들도 잘 가르쳐주시고 있지만 그래도 송승준 선배가 좀 더 가까이 있으니까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박세웅 역시 “송승준 선배께서 부담 갖지 말고 자신 있게 하라고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그런 말 한마디지만 후배들에게 많은 힘이 된다”면서 “통산 100승을 따내고 조언도 많이 해주시는 송승준 선배들을 보면서 나를 포함한 어린 선수들이 보고 배우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올 시즌이 개막했을 때, 송승준은 “팀에 민폐만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무수히 반복하며 자신의 각오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는 시점, 송승준이 없었다면, 과연 현재 롯데의 투수진과 선발진이 매끄럽게 돌아갔을지 의문이 생긴다. 송승준의 존재 그 자체가 롯데에는 소중한 자산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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