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된말로 방망이에 스치기만 해도 홈런이다. 마이클 초이스(28)가 제대로 감 잡았다.
넥센은 3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개최된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와 시즌 14차전에서 10-0으로 승리했다. 3연승을 달린 넥센(64승58패1무)은 5위를 유지했다. SK(62승61패1무)는 6위서 7위로 떨어졌다.
초이스는 5회 SK 선발 켈리를 상대로 투런홈런을 터트렸다. 그는 132km 커브가 높게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넥센의 대형 전광판 바로 아래를 직격한 120m짜리 대형홈런이었다. 초이스의 엄청난 괴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순간. 초이스의 한 방으로 넥센이 4-0으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초이스는 벌써 시즌 6호 홈런을 터트리며 기대에 보답하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 대니돈의 부진으로 속을 썩였던 넥센 팬들의 고민을 시원하게 날리는 한 방이었다.
경기 후 초이스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어려움이 있었다. 최근에 잘 적응해 나가고 있다”며 반갑게 취재진을 맞았다.
최근 홈런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평가에 초이스는 “내 경기를 할 뿐이다. 너무 생각을 깊게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경기에 임한다. 홈런도 열심히 하다 보니 나오고 있다.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다. 공을 최대한 정확하게 치고 멀리 보내려고 할 뿐”이라고 밝혔다.
전임자 대니돈은 20경기에 나서 타율 1할4푼, 7안타, 2타점, 1홈런의 처참한 성적을 남기고 한국을 떠났다. 초이스는 2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7리, 28안타, 6홈런, 19타점의 성적을 내고 있다. 심지어 연봉도 20만 달러로 대니돈(65만 달러)보다 적다. 이만하면 넥센의 ‘굿 초이스’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 초이스는 “내가 ‘굿 초이스’라니 고맙다. 기분 좋게 들린다”며 즐거워했다.
초이스의 장타비결은 강병식 타격코치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도 한몫했다. 강 코치는 초이스에게 미국시절 좋았던 영상과 지금의 영상을 비교하며 더욱 간결한 스윙을 주문했다. 초이스는 “타격코치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코치도 내 스윙에 대해 연구하고 공부하고 있다. 미국에서 잘 쳤던 비디오를 같이 봤다.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더 잘 됐으면 좋겠다”며 감사를 표했다.
마지막으로 초이스의 가공할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는 “스테이크를 많이 먹어서 그렇다”며 농담을 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척=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