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행일치. 말한대로 실행한다는 의미다. 심동섭(KIA)이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30일 대구 삼성전 선발 등판을 앞둔 심동섭은 "어제 불펜이 많이 소모됐다. 최대한 길게 던지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시즌 첫 선발 중책을 맡은 심동섭이 긴 이닝을 소화한다는 건 언감생심에 가까웠다. 김기태 감독 또한 "말이라도 고맙다. 그런데 현실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웃으며 말했다.
막상 뚜껑을 열자 기대 이상이었다. 2012년 5월 19일 사직 롯데전 이후 1929일 만에 선발 마운드에 오른 심동섭은 5이닝 무실점(4피안타 6탈삼진) 완벽투를 뽐내며 데뷔 첫 선발승을 장식했다. 이만 하면 3선발급 활약.
1회 박해민, 배영섭, 구자욱을 삼자 범퇴 처리한 심동섭은 2회 1사 후 이승엽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조동찬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데 이어 강한울을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심동섭은 3회 김성훈, 권정웅, 박해민을 삼자 범퇴 처리했고 4회 2사 2루 위기에 놓였으나 이승엽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5회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강한울의 내야 안타 그리고 권정웅의 좌익선상 2루타로 2사 2,3루 위기에 처했다. 심동섭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박해민을 좌익수 플라이로 유도하며 한숨을 돌렸다. 심동섭은 1-0으로 앞선 6회 박진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심동섭의 5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선발진에 공백이 발생한 가운데 첫 번째 투수에 가까웠다. 계투진마저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모두가 놀랄 만큼 뛰어난 투구를 선보였다. KIA는 삼성을 5-1로 꺾고 대구 2연전을 싹쓸이했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바로 심동섭이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