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에게 쓰는 편지]③ 신승현, "아직도 만족을 모르는 선배님의 야구 열정 정말 대단"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08.30 11: 16

스포츠 연예 전문 미디어 OSEN이 현역 은퇴를 앞둔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을 위한 '이승엽에게 보내는 편지'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첫 번째 편지, 이승엽의 경북고 시절 은사인 서석진 TBC라디오 해설위원의 편지를 시작으로 매주 연재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존경하는 이승엽 선배님. 선배님과 같은 유니폼을 입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요즘 들어 시간이 더욱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아 아쉽다는 말밖에 안 나옵니다. 
'이승엽에게 쓰는 편지' 원고 제의를 받고 정말 기뻤는데 막상 쓰려고 하니 쑥쓰럽습니다. 2~3년 더 하셔도 충분히 멋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실텐데 결정을 하셨으니 많이 아쉬울 것 같습니다.저도 마음에 준비를 하고는 있지만 많이 슬플 것 같습니다. 은퇴 관련 기사만 나와도 저도 모르게 울컥할때가 잦아졌습니다. 

선배님 하고 함께 지낸지 3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어릴 적 야구를 해오면서 선배님의 플레이를 TV 중계를 통해 지켜보면서 '선배님의 야구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다' 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삼성 라이온즈에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3년째 꿈만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배팅볼을 못던져도 항상 "나이스 볼", "승현이 좋다 좋아" 라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시고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더 자신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해주실땐 큰 힘을 얻는답니다. 
홈 경기 때도 먼저 전화주셔서 밥먹고 야구장 가자고 해주시고 원정 경기 때는 항상 사우나와 점심.저녁 식사를 같이 먹고 선배님과 함께 지낸다는게 지금 생각해도 신기할 뿐입니다. 그래서 제가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뒤에서 열심히 한다고는 하는데 부족하기만해서 속상하고 죄송할 뿐 입니다. 센스가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야구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잘 치시면 더 겸손해지시고 못 치시면 속상해하시고 분석하시고 항상 연구하시는 모습을 보고 지금까지 기록이 얼마나 더 값진 기록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제가 "선배님 이제 즐기셔도 되지 않습니까"라고 질문했을때 선배님은 "아니다. 아직 멀었다. 야구가 안되면 미칠 것 같다"고 대답하신 게 뇌리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괜히 '국민타자'가 아니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그리고 철저한 자기 관리와 후배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나중에 선배님같이 될 수는 없지만 남한테 베풀고 좋은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다가가기 어려웠었는데 선배님을 비롯해 박석민 선배님, (차)우찬이형, (이)흥련이형, (구)자욱이형 등 형들께서 항상 좋은 말씀만 해주시고 누구보다도 미래에 대해서도 함께 응원해주시고 힘들거나 고민같은 게 있으면 들어주시고 항상 감사합니다. 나중엔 제가 선배님께 받은 사랑을 보답하는 날이 오도록 열심히 살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신승현 드림. 
[사진] 신승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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