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노장이 필요하다. 이택근(37)의 활약이 눈부시다.
넥센은 2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와 시즌 13차전에서 8-4로 승리했다. 넥센(63승58패1무)은 5위를 지켰다. 6위 SK(62승60패1무)는 5연승이 좌절됐다.
넥센은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팀이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베테랑의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택근은 넥센의 빈 구멍을 메우며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십까지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주로 대타로 출전했던 이택근은 SK전 오랜만에 6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SK는 1회부터 좌익수 김동엽이 이정후의 평범한 타구를 놓치면서 선제실점의 빌미를 줬다.
3회초 SK의 공격에서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최정이 친 타구가 좌측으로 뻗으며 크게 휘어졌다. 좌익수 이택근이 슬라이딩을 하면서 타구를 멋지게 잡아냈다. 밴헤켄이 고맙다는 인사를 할 정도로 좋은 수비였다. 안타를 확신했던 SK는 이택근의 호수비에 김이 빠지고 말았다.
이택근은 방망이까지 좋았다. 4회 선두타자로 나온 이택근은 우전안타로 3루타를 쳤다. 이택근은 빠른 발이 아니다. 하지만 수비들이 헤매는 틈을 타 과감하게 전력질주해서 3루에 안착했다. 김민성의 후속타가 터져 이택근이 홈을 밟았다. 이택근의 경험이 만든 득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5회 이택근은 1루수 로맥의 수비실수를 틈타 번트안타로 출루했다. 그는 고종욱의 후속타에 홈까지 밟았다. 이택근의 노련미가 빛났다. 이날 이택근은 교체 전까지 3타수 2안타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항상 이택근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대타, 대수비 등 갑자기 팀에 부족한 부분을 시키기 때문이다. 벤치에서 갑자기 나와 타석에 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택근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고 호평했다.
이택근은 넥센에 부족한 경험과 리더십을 불어넣으며 2연승의 숨은 주역이 됐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