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캡틴' 한화 내야수 송광민(34)은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르고도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송광민은 지난 29일 대전 LG전을 앞두고 13일 만에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햄스트링 통증을 이유로 재활군에 내려갔지만 몸보다 마음이 더 편치 않았다. 팀이 힘든 시기에 주장으로서 함께하지 못한 것에 미안했다. 특히 후배 선수들에게 그 감정이 더 컸다.
송광민은 "부상으로 두 번이나 (1군에서) 빠졌다. 팀에도 미안하고, 후배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선수단 리더로서 팀이 힘들 때 버티면서 다독이고, 때로는 훈계도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을 하지 못했다"며 지난 28일 2군행 조치를 받은 후배 하주석 이야기를 거냈다.
하주석은 지난 27일 문학 SK전에서 4회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분에 못 이겨 배트를 땅에 내리쳤다. 이전에도 몇 차례 비슷한 장면이 있었고, 이상군 감독대행은 감정을 제어 못한 하주석에게 2군행 엄벌을 내렸다. 아끼는 후배 하주석를 바라보는 송광민의 마음도 아팠다.
그는 "같은 타자 입장에선 충분히 그런 행동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분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안 보이는 곳에서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며 "나 역시 어릴적 그럴 때가 있었지만, 고참 선배들이 옆에서 잡아주셨다. 이젠 내가 그런 위치인데 후배들에게 그러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하주석은 한화 미래를 책임져야 할 기둥이다. 송광민은 "(이상군) 감독님께서도 말하셨지만 주석이가 2군에서 마음을 잘 추슬러 빨리 1군에 돌아왔으면 좋겠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마지막 피날레를 같이 멋지게 장식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송광민 개인적으로는 열흘이 넘는 실전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8회 쐐기 투런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 활약으로 한화의 완승을 이끌었다. 그는 "실전 연습을 하나도 하지 않았지만 체력을 비축한 게 많은 도움됐다"고 말했다.
돌아온 주장 송광민과 이성열의 성공적인 복귀로 한화는 시즌 막판 강력한 고춧가루 부대로 떠올랐다. 송광민은 "남은 시즌 웃으면서, 활기차게 야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송광민-하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