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커피 한 잔②] 이희진 “김희선, 너무 예뻐서 눈도 잘 못 마주쳤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7.09.03 15: 08

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는 남자배우보다 여자배우가 중심이 되는 드라마였다. 보통 드라마들이 남자 주인공을 위주로 스토리가 펼쳐지는데 ‘품위있는 그녀’는 특별히 남자주인공 없이도 여자배우들만의 힘으로 흥행을 이뤄냈다.
김희선, 김선아를 비롯해 강남 브런치 모임 멤버 이희진, 유서진, 정다혜, 오연아가 이 드라마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특히 강남 브런치 모임 멤버가 만나기만 하면 시너지는 폭발적이었다. 김희선이 우아함으로 분위기를 만들고 유서진과 정다혜가 톡톡 튀는 매력을 불어넣는다면 이희진은 센스로 채워 넣었다. 그리고 극 후반 유서진과 정다혜가 불륜 문제로 육탄전과 신경전을 벌일 때 이희진은 김희선과 두 사람을 말리는 역할을 도맡아 했다.

또한 극 중 우아진(김희선 분)이 이혼 후 가방 사업을 시작했을 때 파워 블로거로서 우아진의 조력자로 활약하기도.
-극 후반으로 갈수록 김희선과 호흡을 많이 맞췄는데?
▲ 희선 언니는 내가 뭘 하고자 하기 전에 모든 걸 알아줬다. 희선 언니와 연기했을 때 너무 예뻐서 눈도 잘 마주치지 못했다. 가슴이 떨리더라. 희선 언니가 ‘뭐든 도와줄게’ 할 때도 통통 튀는 매력이 다가올 정도였고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상대방에게 다 주는 게 너무 좋았다. 그래서 연기할 때 편했다.
톱스타들과 함께하면 더 좋은 기운을 받는다고 했는데 희선 언니는 밝은 에너지와 긍정적이고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서 내가 밝아지는 것 같아 행복했다. 이 작품을 통해 좋은 분들을 얻을 수 있었다.
-‘언니’ 김희선은 어떤지?
▲ 사소한 문제라도 상의할 수 있게끔 되는 게 너무 좋았다. 내가 말할 때 소극적이고 결정 장애가 있는 스타일인데 언니들이 ‘희진아, 우린 가족이야’라고 하면서 북돋아 주는데 따뜻했다. 그래서 언니들한테 미주알고주알 얘기하고 상의하게 되더라. 희선 언니, 서진 언니, 다혜 통화하면 다 다르다. 다 똑같은 주제를 얘기하더라도 희선 언니는 ‘안돼’라고, 서진 언니는 조곤조곤 얘기해주고 다혜는 ‘언니는 잘났어’라고 한다. 다 긍정적인 멘트인데 다르다. 세 개의 긍정적인 힘이 온다.
-사전촬영을 마치고 방송을 보는 느낌은 어땠나?
▲ 본방을 보는 게 도살장에 끌려가는 것 같았다. 차라리 생방으로 촬영하는 게 심적으로 편한 것 같다. 상황마다 대처하거나 모니털 하고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데 사전제작은 너무 무서웠다. 사전제작 드라마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김희선, 김선아는 심리적으로 더 힘들었을 것 같다.
한 회 끝나고 안도해야 하는데 스트레스가 컸다. 피가 마르더라. 매번 도살장에 끌려가는 느낌이 있더라. 촬영할 때는 몸이 힘들고 정신적으로 힘들 수 있는데 심리적 압박이 너무 컸다. 서진 언니가 ‘너 잘했어. 흐트러지지 않고 잘했다. 너로 인해서 채널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만큼 책임감이 따랐던 것 같다. 웬만한 배포나 내공이 없으면 어려운 것 같다. 짧은 영화 한 편 찍는 체력소모였다.
- 꾸준히 작품 활동도 하고 있고 이번 ‘품위있는 그녀’로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 나는 작품복도 있고 주인공을 만나는 복도, 감독님, 작가님 복도 있다. 다른 배우들이 경험하지 못한 걸 연기 생활 초반에 경험했다. 그래서 공백일 때 두려움이나 피곤함이 없었다. 희한하게 작품들이 다 잘됐고 같은 캐릭터를 해본 적도 없다. 감독님마다 생각은 조금씩 다른데 내가 강한 이미지를 탈바꿈했을 때 러브콜을 줘서 감사했다. 청순한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하고 사극을 하자고 하기도 했다. 나도 아직 신기하다. 이희진 하면 특정 이미지를 가졌지만 조금씩 변화를 주면 카멜레온처럼 바뀔 수 있는, 열려 있고 백지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kangsj@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d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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