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택시운전사', 기록 경신보다 중요한 가치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8.29 10: 30

'택시운전사'가 마침내 역대 박스오피스 흥행 10위에 등극했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택시운전사'(장훈 감독)는 28일 하루 동안 6만 5217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1143만 관객을 돌파했다. 총 누적관객수는 1143만 3892명이다. 
이로써 '택시운전사'는 '변호인'(양우석 감독)을 넘고 역대 박스오피스 흥행 10위에 올랐다. 흥행 5주차에 돌입했음에도 변함없는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택시운전사'는 1143만 명을 동원하며, 1137만 명의 관객을 모은 '변호인'을 꺾고 역대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흥행 10위에 안착했다.

특히 이러한 '택시운전사'의 역대 박스오피스 흥행 10위는 송강호가 송강호를 넘은 대기록으로 눈길을 끈다. 송강호는 '택시운전사'로 지난 2013년 개봉한 '변호인'의 기록을 넘어서며 3년 만에 '트리플 천만'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택시운전사'는 이제 역대 9위와 8위인 '부산행', '광해'를 넘기 위한 질주에 돌입했다. 장기 흥행 체제를 굳힌 현재 흥행 속도대로라면 송강호의 최고 흥행작인 '괴물'의 흥행 기록 경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예측해 볼만하다. 
'택시운전사'의 기록은 무엇보다 송강호가 송강호를 넘어선 기록 자체로도 분명히 의미가 있다. '괴물'로 천만 배우가 된 송강호는 '변호인'으로 천만 고지를 다시 한 번 넘어섰고, '택시운전사'로 또다시 천만을 달성하며 그 어려운 '트리플 천만'을 해내고야 말았다. 그러나 트리플 천만, 혹은 역대 박스오피스 새 흥행 기록 수립이라는 기록보다 더 의미가 있는 것은 '택시운전사', 그리고 송강호가 시대에 주는 울림이다.
'택시운전사'는 누구도 선뜻 말하기 힘들었던 5월 광주의 그날을 스크린에 가지고 왔다. '택시운전사'가 처음 기획된 것은 지난 2015년.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영향이 서슬퍼럴 때였다. 그러나 광주의 5월을 그려내는 '택시운전사'의 메시지에 공감한 이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서울의 택시운전사 김만섭 역할을 맡은 송강호를 필두로 충무로 원톱배우로 자리매김한 유해진까지 "역할이 크지 않아도 좋다"고 의기투합했다. 여기에 세계적인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토마스 크레취만까지 합세해 '택시운전사'에 힘을 보탰다.
'택시운전사'에는 1980년 5월, 광주의 그날처럼 순수한 이들의 뜻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순수한 의지가 만들어낸 진정성 있는 메시지는 '택시운전사'를 천만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뚝심이 됐다. 독일기자, 그리고 그를 태우고 간 서울의 택시기사가 목도하는 참상을 그리는 '택시운전사'는 때로는 소시민적인 따뜻한 웃음으로, 때로는 가슴을 먹하게 하는 감동으로 광주의 5월을 스크린으로, 그리고 2017년 현재의 대한민국으로 다시 불러냈다. 이것은 천만, 혹은 1100만이라는 숫자보다, 그리고 역대 박스오피스 10위라는 영광보다 더욱 값진 의미다. /mari@osen.co.kr
[사진] 쇼박스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