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은 각종 국제 대회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리며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앞장섰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획득 등 영광의 순간마다 그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이승엽에게 태극 마크는 어떤 의미일까. 그는 "내 야구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자부심이자 조국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기회"라며 "국민들에게 이승엽이라는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라고 표현했다.
그는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감동을 평생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예선 7경기 타율 1할3푼6리(22타수 3안타)로 부진했다. 득점 찬스마다 무기력하게 물러나기 일쑤. 하지만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정말 중요할때 딱 한 번만 해주면 된다"고 이승엽을 향한 무한 신뢰를 보냈다.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던 이승엽은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2-2로 맞선 8회 1사 1루에서 일본 대표팀의 좌완 특급 이와세를 상대로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투런 아치를 터뜨렸다. 이승엽은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도 선제 투런 아치를 쏘아 올리며 영웅의 힘을 보여줬다.
"아마도 그 감동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 같다.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가끔씩 올림픽 하이라이트 보면 당시 상황이 떠올라 굉장히 뭉클해진다. 올림픽은 세계적인 축제다. 소속 구단이 아닌 대한민국을 대표해 참가하는 만큼 그 자부심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가문의 영광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정말 기쁜 일이다".
KBO는 28일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 예비 엔트리를 발표했다.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은 아시아 야구의 발전과 교류를 통해 야구의 세계화에 이바지하기 위해 KBO, NPB, CPBL 등 아시아 3개 프로야구 기구가 함께 참가하는 신규 국가대항전이다.
참가 자격은 24세 이하 또는 프로 입단 3년차 이하의 선수로 제한되며 제한 규정과 별도로 3명의 선수가 와일드카드로 출전할 수 있다. 이번 대회는 팀 당 2경기씩 예선 3경기와 결승전 1경기 등 총 4경기가 열리며 대표팀은 11월 16일 일본과 개막전을 치른다. 17일 한국-대만전, 18일은 대만-일본전, 19일에는 예선 1-2위 팀간의 결승전이 펼쳐진다.
이승엽은 "이번 대회는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프로야구 인기를 되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선수들 모두 대한민국 대표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뛰어야 한다. 앞으로 국제 대회가 연이어 열리는데 이번 대회는 첫 단추와 같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마음으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동렬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는 젊은 선수들에게 아주 좋은 기회다.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일본 야구의 심장부와 같은 도쿄돔에서 뛴다는 건 엄청난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지금껏 도쿄돔에서 한 번도 뛰어보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이번 대회를 통해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06년부터 5년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이승엽은 "도쿄돔은 일본 야구의 심장과도 같다. 일본 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은 뛰고 싶은 구장"이라며 "일본 최고의 명문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이기에 그곳에서 뛴다면 의미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이 끝난 뒤 현역 은퇴를 선언한 이승엽은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온 몸을 던질 준비가 돼 있다. "한국 야구 발전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이든 하겠다. 이번 대회는 한국 야구의 미래가 좌우되는 아주 중요한 시점이기에".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