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뜨거운 롯데의 기세, 순위 판도뿐만 아니라 개인 타이틀 구도도 바꿔놓고 있다.
지난 28일까지 KBO리그 투타 공식 타이틀이 걸린 14개 부문에서 롯데 선수들이 4개를 차지하고 있다. 1위를 달리고 있는 KIA에서 타율(김선빈) 타점·출루율(최형우) 다승(양현종) 등 4개 부문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롯데도 4개 부문에서 1위 선수가 있다.
손아섭이 최다안타와 득점 부문 1위를 질주 중이다. 손아섭은 167안타로 이 부문 2위 김재환(두산·160개)보다 6개 많다. 득점 부문도 가장 먼저 100점을 돌파하며 로저 버나디나(KIA·98점)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8월에만 37개 안타에 31득점을 올리며 2개 부문 1위로 뛰어올랐다.
손아섭은 지난 2012~2013년 2년 연속 최다안타 타이틀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2013년 최다안타는 가장 최근 롯데의 개인 타이틀 배출이었다. 그로부터 4년 만에 손아섭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까지 개인 타이틀 경쟁에 가세했다.
마무리투수 손승락은 리그에서 가장 먼저 30세이브 고지를 점했다. 8월에만 10세이브를 쓸어담으며 임창민(NC·28세이브)을 2위로 끌어내렸다. 이 기간 블론세이브는 1개뿐. 넥센 시절인 2010·2013·2014년 3번의 구원왕 경험이 있는 손승락의 기세라면 세이브 1위 수성은 크게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셋업맨 배장호가 8승1패 승률 8할8푼9리로 이 부문 1위에 랭크돼 있다. 시즌 종료 기준으로 10승을 올려야 승률왕 조건이 되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 2승을 추가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전반기 6승에 비해 후반기에는 2승에 만족하지만 투구내용이 좋아 동점 상황에서 승리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토종 에이스' 박세웅도 호시탐탐 평균자책점 1위 탈환을 노린다. 3.06의 평균자책점으로 라이언 피어밴드(kt·2.78)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피어밴드의 페이스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아 간극이 좁히기 쉽지 않지만 역전이 불가능한 차이는 아니다.
롯데가 복수의 타이틀 홀더를 배출한 건 지난 2011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이대호가 타율·안타·출루율 3개 부문을 혼자서 가져왔다. 이대호는 한 해 앞서 2010년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으로 타이틀을 독식하기도 했다. 특정 선수를 제외한 복수의 롯데 선수가 가장 최근 여러 타이틀을 따낸 것은 2009년으로 당시 조정훈(다승), 존 애킨스(세이브)가 2개 타이틀을 가져왔다.
3명이 4개 이상 타이틀을 획득한 것은 2001년이 마지막. 당시 다승·승률(손민한), 평균자책점(박석진), 출루율·장타율(호세) 등 5개 부문을 3명의 선수가 따냈다. 그 이후 16년 만에 가장 많은 타이틀 홀더 배출을 기대케 만든다. 롯데의 올 시즌 기세가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waw@osen.co.kr
[사진] 손아섭-손승락-배장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