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에서 이미 기량을 검증받은 젊은 영웅들이 태극마크를 단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 코칭스태프는 28일 서울 도곡동 KBO 5층 회의실에서 오는 11월 열릴 아시아챔피언십 대비한 42인 예비 엔트리를 발표했다. 만 24세 이하 또는 프로야구 입단 3년차 이하의 영건들이 총망라됐다.
넥센은 각 포지션에서 6명의 선수를 두루 배출하며 프로야구 유망주의 산실임을 증명했다. 2년차 시즌에 11승을 달성한 최원태(20), 선발과 불펜 전천후가 가능한 한현희(24), 최근 주전포수로 도약한 주효상(20), 넥센의 4번 타자이자 유격수 김하성(22), 강력한 신인상 후보 외야수 이정후(19) 그리고 임병욱(22)이 넥센 소속이다. 넥센이 배출한 6명은 이미 프로야구에서도 검증된 기량을 자랑하고 있어 최종명단 승선이 매우 유력하다.
▲ 시즌 11승 합작한 최원태-주효상 배터리...마무리 한현희까지
최원태는 올 시즌 넥센의 히트상품이다. 불과 2년차 시즌에 최원태는 시즌 11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 10승 이상을 달성한 투수는 9명뿐이다. 그 중 국내선수는 5명에 불과하다. 이번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10승 투수는 최원태와 박세웅(이상 11승) 단 둘 뿐이다. 최원태와 박세웅은 국가대표팀에서도 선발 원투펀치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최원태의 서울고 후배 주효상은 넥센에서도 그의 전담포수를 맡고 있다. 최근 박동원이 부진해 2군에 다녀온 사이 주효상은 넥센의 주전 안방마님을 차지하기도 했다. 타격이 미흡하다는 말도 있었지만 홈런까지 쳤다. 주효상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투수리드가 좋다는 평을 듣고 있다. 최원태와 주효상이 대표팀에서도 배터리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팔꿈치 부상에서 돌아온 한현희는 올 시즌 넥센의 마무리로 자리를 굳혔다. 140km 중반대 빠른 공으로 힘있게 타자를 제압하는 투구가 인상적이다. 한현희는 대표팀에서도 불펜을 강화시켜줄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넥센은 투수에서도 선발과 마무리에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최원태와 한현희가 대표팀에 뽑혔다. 넥센의 투수진을 대표팀에 이식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포수 주효상까지 있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보인다.
▲ 김하성, 대표팀에서도 주전 유격수 및 4번 타자 후보
넥센의 4번 타자 김하성은 2년 연속 20홈런을 때리며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떠올랐다. 타율은 3할1리지만 득점권 타율이 3할6푼2리로 높아 찬스에 강하다. 김하성은 특히 시즌 만루홈런만 세 개를 때릴 정도로 만루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주전유격수로 거의 전경기를 뛰면서 거둔 기록이라 가치가 높다.
더 놀라운 것은 김하성이 이제 만 22세에 불과하다는 점. 24세 이하 대표팀에서 김하성은 고참급이다. 중심타선 역할을 해주면서 주전 유격수까지 볼 수 있는 그는 쓰임새가 높다. 김하성 역시 “태극마크를 달 기회가 있으면 반드시 뛰고 싶다”면서 열의를 보이고 있다. 선동렬 감독 역시 김하성을 지나치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 나란히 태극마크 단 ‘바람의 부자’ 이정후-이종범 코치
이정후는 이제 넥센을 넘어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차세대 주자로 성장했다. 데뷔 때만 하더라도 아버지 이종범 해설위원의 후광으로 더 주목받았지만, 이제 아무도 이정후의 실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이정후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인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경이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올 시즌 이정후는 타율 3할3푼으로 리그 13위를 달리고 있다. 팀내서 서건청(0.338)을 제외하면 이정후보다 잘 치는 타자가 없을 정도. 이정후는 이미 150안타를 때리며 신인최고안타 경신에 5개만 남겼다. 전경기 출전기록까지 이어가며 프로야구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태극마크는 당연한 결과다.
이번에 대표팀 코치로 선임된 이종범 코치가 외야 및 주루를 맡는다. 현역시절 ‘바람의 아들’로 이름을 떨친 이종범 코치다. 아버지가 아닌 코치로서 이정후에게 부족한 주루의 비법을 전수할 수 궁금하다.
임병욱은 명단에 뽑힌 넥센 선수 중 유일하게 주전급이 아니다. 그는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에 전념하느라 시즌을 거의 치르지 못했다. 지난 7월 4일에는 엄지손가락을 다쳐 6주 진단을 받는 등 부상이 끊이지 않았다. 대표팀 외야에 이정후와 구자욱을 제외하면 붙박이라고 할만한 자원은 보이지 않는다. 임병욱이 완벽한 몸상태를 유지한다면, 대표팀 최종명단에 승선할 가능성은 있다. 24세 이하 선수들 중에서는 임병욱만큼 노련한 선수를 찾기 힘들다.
대표팀 선발은 조국과 개인의 영광이 모두 달렸다. 아울러 대표팀에 꾸준히 승선해야 병역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선수들이 병역만 바라보며 국가대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로 인해 엄청난 동기부여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넥센 선수들이 대표팀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해낼지 관심거리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