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2군행’ 위기의 KIA, 24년만에 팀 기록 지킬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8.29 06: 00

올 시즌 KBO리그 10개 팀 중 두 자릿수 승수를 가장 먼저 기록한 팀은 KIA였다. 20승도, 30승도, 40승도, 그리고 70승까지 모두 KIA가 먼저 깃발을 꽂았다. 10승을 선점한 당시부터 지금까지 KIA는 시즌 내내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이른바 ‘완전체 우승’이 눈앞이었다.
KIA로 이름을 바꿔단 이후 10승부터 70승 고지를 모조리 선점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로 시선을 확장해도 1993년 해태가 마지막이었다. 24년 만의 의미 있는 대업에 이를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였다. 사실 KIA가 70승에 이를 당시까지만 해도 이를 의심하는 자는 별로 없었다. 몇몇 부분에서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강점이 단점을 덮어버리는 구조였다. 한때 2위권과의 승차가 7~8경기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그랬던 KIA의 최근 페이스가 주춤하다. 7월 25일 광주 SK전에서 60승 고지를 밟은 KIA는 한 달이 지난 8월 26일에야 70승에 이르렀다. 22경기만의 10승이었으니 이 기간 동안 승률 5할이 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 사이 지난해 ‘완전 우승’의 기염을 토했던 두산이 치고 올라왔다. KIA의 8월 성적은 28일까지 7승11패(.389)로 리그 8위. 반면 두산은 18승5패1무(.783)로 1위다. 3경기 덜하기는 했으나 두산과의 승리 경기수 차이는 딱 하나다.

이제 승차가 1.5경기까지 줄어든 가운데 KIA는 또 악재를 만났다. 핵심 불펜 자원인 임창용(41)이 2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구단에 따르면 사유는 허리 통증이다. 상태가 아주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상태를 지켜보고 회복할 시간을 주기 위해 빠졌다.
임창용은 불안불안한 KIA 불펜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수 중 하나였다. 6월 10일부터 6월 28일까지 19일간 1군에서 말소된 이후 성적이 좋았다. 실제 임창용의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은 0.82에 불과하다. 1군에 다시 올라온 6월 29일 이후 16경기에서는 3승1패3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1.65로 빼어난 투구를 펼쳤다. 다시 자신의 공을 던지고 있는 시점에서 허리 통증이 생겼다.
임창용의 공백이 장기화될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어쨌든 복귀까지 최소 열흘이 필요하다. 2위 두산의 추격을 뿌리쳐야 하는 KIA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KIA의 8월 팀 평균자책점은 5.69로 리그 8위였는데 불펜 평균자책점은 3.64로 리그 2위였다. 김윤동(6.14)이 다소 부진했으나 8월 평균자책점 ‘제로’를 기록한 임창용이 버팀목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임창용도 없이 열흘을 보내야 한다.
대진도 만만치 않다. 29일과 30일 대구에서 삼성을 만난 이후로는 두산-넥센-LG순으로 서울 팀을 만난다. 2위 두산과의 진검승부는 말할 것 없이 중요하다. 대구, 광주, 서울을 오가는 일정도 좋을 것이 없다. 결국 시즌 초·중반처럼 장점이 단점을 만회해야 승산이 있다. 팀 타율 3할3리에 비해 타율이 떨어진(.291) 타선이 다시 힘을 내야하고, 헥터와 양현종을 위시로 한 에이스들이 잡을 경기를 확실하게 잡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KIA가 끝까지 1위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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