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 최소화?’ SUN 의중, 세대교체 신호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8.29 05: 48

“꼭 와일드카드를 써야하는지 고민이 된다”
오는 11월 도쿄돔에서 열릴 초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이하 챔피언십)은 만 24세 이하 혹은 입단 3년차 이하 선수만 출전할 수 있다. 단, 이 조건과 관계없이 3명의 와일드카드 선발이 가능하다. 사실 이번 대표팀은 젊은 팀이기에 당연히 부족한 점이 많다. 때문에 와일드카드는 전력 균형을 맞출 ‘황금열쇠’로 여긴다. 하지만 선동렬 대표팀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선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28일 도곡동 KBO 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챔피언십을 대비한 예비 엔트리 42명을 확정했다. 들어갈 만한 선수는 모두 들어갔다는 평가다. 관심은 와일드카드에 모인다. 와일드카드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대표팀 전력의 짜임새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경험’에 초점을 맞춘 대회지만 성적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한일전이 있기에 더 그렇다.

선 감독도 선수단 구성에 어려움을 넌지시 호소했다. 예상했던 것처럼 포수 자원은 부족하고, 좌완 불펜과 힘 있는 우타 자원에 대한 목마름도 크다. 그렇다면 3장을 이 방면에 활용하는 방안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선 감독은 사견을 전제로 와일드카드에 대한 다소간의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결과가 다소 좋지 않더라도 어린 선수들에게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선 감독은 “아예 안 뽑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앞으로도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와일드카드를 뽑으면 적어도 세 포지션에는 젊은 선수들이 출전할 수 없다. 이번 대회의 목적을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번 회의에서 정확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으나 기존 전망과는 다르게 와일드카드 3장을 모두 쓰지 않을 가능성이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급한 쪽은 포수다. 한승택(KIA), 박광열(NC), 주효상(넥센), 장승현(경찰청)이 합류했으나 팀 내에서 확실한 주전 포수가 없다. 포수는 성장하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포지션인 만큼 이번 대회 기준에 맞추면 자원이 한정되는 것이 당연하다. 경기에서 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야 말할 필요가 없으니 경험이 많은 포수 1명 정도는 승선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다만 나머지 포지션은 정면돌파를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관계자는 “어차피 경기수가 많지 않은 대회다. 엔트리에 포함된 모든 선수들을 고루 활용하기도 벅차다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으로는 와일드카드를 활용하더라도 베테랑 선수가 아닌, 20대 중·후반의 선수들을 선발하는 것도 괜찮다는 의견도 고개를 든다. 이런 선수들은 2020년 도쿄올림픽 때 전성기 기량으로 후배들을 이끌 중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선 감독은 당연시됐던 와일드카드 3장을 모두 활용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2020년까지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대표팀을 이끌어가려는 선 감독의 의중이 엿보인다는 평가다. 대회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어린 선수들에게 ‘도쿄돔’이라는 상징적 무대의 경험을 주고, 나아가서는 2018년 아시안게임과 2020년 도쿄올림픽에 나설 옥석을 고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게 선 감독의 생각임은 분명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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