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은 신태용(47) 축구대표팀 감독의 장점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지난달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후임으로 신태용 감독을 선임하며 '활발한 소통 능력'을 첫 손에 꼽았다. 김영권(27, 광저우 헝다)을 새 주장으로 선임한 배경에도 이러한 신 감독의 소통 능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모두의 관심을 끌었던 신태용호 1기의 캡틴이 지난 28일 세상에 공개됐다. 2015 동아시안컵 주장 완장을 차고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던 김영권이 신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김영권은 한국 축구의 명운이 걸린 2연전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무거운 완장의 무게감을 견뎌야 한다.
신 감독은 "지난 24일 김영권을 새 캡틴으로 정했다"면서 "선발 출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데다 2015 동아시안컵서 주장으로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던 점을 높이 평가했다. 동아시안컵 우승의 좋은 기운을 이란전서 받고 싶은 바람도 담겼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김영권은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신화의 주역이다. 홍명보 감독 휘하 A대표팀 부동의 중앙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다. 2014 브라질 월드컵서 주전 수비수로 뛰었고, 2015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과 동아시안컵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2차예선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부상 등으로 1년 가까이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던 김영권은 지난해 9월 시리아와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대표팀에 소집된 이후 1년여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영권의 주장 선임엔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인다. 연령별 대표팀 때부터 대부분의 태극전사들과 함께 했던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그간 주장으로 활약했던 기성용과 구자철의 장점을 고스란히 지닌 셈이다. 경험도 풍부하다. 김영권은 신태용호 수비수 중 가장 많은 A매치 45경기(2골)를 소화했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해 김영권을 주장으로 선임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신 감독님께 김영권을 주장으로 추천했다"고 귀띔했다.
김영권이 주장으로 선임되면서 이란전 선발 출격 가능성이 기정사실화 됐다. 그에겐 4년 전의 악몽을 지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서 중대한 실수를 범해 이란전 패배의 장본인이 됐던 김영권은 "이번엔 이란이 실수하도록 유도하겠다"고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있다.
김영권은 수비진의 중국화 논란에도 경기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그는 "선수들이 운동장서 보여줘야 한다. 이란, 우즈벡전서 수비진의 중국화 논란이 없어지고, 중국화가 답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dolyng@osen.co.kr
[사진] 파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