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 못지않은 성적을 내며 일찌감치 될성부른 떡잎임을 입증한 최혜진(18)이 마침내 정식 프로 선수가 됐다.
최혜진은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이미 2승(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 보그너 MBN 여자오픈)을 거둬 KLPGA 정규투어 시드를 확보한 상태였다. 다만 나이가 어린 이유로 프로 신분이 될 수 없었다. 1999년 8월 23일 생인 최혜진은 만 18세 생일이 지나면서 프로 계약을 할 수 있게 됐고, 투어에서 우승을 해도 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최혜진을 품은 구단은 롯데골프단이다. 롯데는 LPGA 투어 롯데챔피언십과 KLPGA 투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롯데칸타타 여자오픈을 운영하며 한국 여자골프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아마추어 선수 발굴에도 남다른 성과를 내고 있는데, 이번 최혜진과의 계약도 아마추어 시절부터 LPGA 롯데 챔피언십에 출전 기회를 주며 인연을 맺어 온 것이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그 동안 장수연 김효주 이소영 등 국가대표 유망주를 차곡차곡 선수단으로 영입해 왔다.
최혜진과 롯데그룹은 2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호텔 시그니엘 서울에서 '공식 후원 인증서'에 사인을 함으로써 2년간 소속 선수와 후원 기업의 계약이 성사 됐다.
계약 금액도 파격적이었다. 조인식 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롯데그룹 관계자는 "선수 이전에 금액이 먼저 부각 될까봐 조심스럽긴 한데, 최혜진은 롯데가 이미 2, 3년전부터 눈여겨 보고 그 가능성을 인정한 선수이기 때문에 2년 동안 매년 6억원을 후원하기로 했다.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도 따로 있다"고 말했다.
결국 2년 12억에 인센티브가 계약 조건이 되는 셈인데, 이는 종전 아마추어가 프로골프단과 계약한 최고 금액이다. 종전의 최고액 수여자는 같은 롯데 소속의 김효주가 기록한 10억 원이었다.
최혜진은 이날 조인식에서 "이제 막 프로에 데뷔한 최혜진입니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후원 기업이 정해진 만큼 더욱 열심히 노력하고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가겠다"고 말했다.
최혜진의 성장 밑그림은 이미 여러차례 보도된 대로다. 국내외 대회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가지며 경험을 쌓은 뒤 LPGA에 진출하는 순서다.
이런 계획을 다시 한번 밝힌 최혜진은 "우선은 우승 욕심 보다는 경험을 더 쌓고 싶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에 참가할 때처럼 흐트러지지 않고 내 플레이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롯데골프단은 이번 최혜진 영입으로 소속 선수가 8명이 됐다. 김해림, 김지현2, 김현수, 장수연, 김효주, 하민송, 이소영이 롯데골프단 소속이다.
최혜진은 오는 31일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에서 개최되는 KLPGA 메이저 대회인 ‘한화클래식(총상금 14억 원)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다. 이미 세계랭킹에서도 22위에 올라, 9월에 열리는 LPGA 에비앙 챔피언십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100c@osen.co.kr
[사진] 롯데그룹과 공식 후원 계약식을 갖고 있는 최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