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브이아이피', 청불 판정에도 흥행 돌풍 일으킨 비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8.28 13: 21

 영화 ‘V.I.P’(감독 박훈정·브이아이피)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음에도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흥행 돌풍을 시작했다.
영화 내내 숨 막히는 긴장감과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를 선사하는 ‘브이아이피’는 각국의 국가 기관을 대표하는 국정원 요원 박재혁(장동건 분), 경찰청 형사 채이도(김명민 분), 보안성 요원 리대범(박희순 분)과 CIA 요원 폴(피터 스토메어 분)이 북한의 V.I.P 김광일(이종석 분) 한 명을 두고 각자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집요한 공방전을 벌이는 과정을 긴장감 넘치게 그렸다. ‘신세계’ 박훈정 감독의 명쾌하고 꼼꼼한 각본이 뒷받침 됐다.
‘브이아이피’는 촬영 전부터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의 신선한 조합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영화의 매력은 네 배우들이 이전 작품에서 보여줬던 이미지를 반전시킨다는 데 있다.

특히 국정원 요원 박재혁 역의 장동건의 경우 전작들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을 선보였던 데 반해 이번 영화에서는 평범한 회사원의 면모를 강조하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김광일 역의 이종석도 기존의 사랑스럽고 귀여운 매력에서 소름 돋는 살인마의 얼굴을 표현하는데 차별점을 뒀다. ‘급’이 다른 싸이코패스로 거듭난 것.
흥행의 중심에는 영화만의 스타일이 있었다. ‘브이아이피’의 진정한 재미는 바로 박 감독의 전작 ‘신세계’스러운 누와르를 파괴하고 비트는 데 있다. 동네 건달이나 조폭 없이도 충분히 범죄 누와르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예상할 수 없는 캐릭터들의 사연과 그들이 안기는 반전 스토리로 색다른 즐거움을 주었던 것. 특히 후반부 총격 장면은 ‘충격의 결정체’로 주인공들의 표정과 음악이 어우러지며 색다른 볼거리를 안겼다.
박훈정 감독이 ‘신세계’처럼 남자들의 의리와 브로맨스를 그린 작품을 거듭 자가복제할 수도 있었겠으나 ‘브이아이피’를 전환점 삼아 새로운 필름 누와르를 보여주는 모험을 감행했다. 이종석이 악역에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팬들의 우려와 달리, 그는 광기와 비열함을 드러내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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