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흔들리면 팀이 패배하게 된다."
올 시즌 이용찬(29·두산)의 마무리 투수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그는 11월 시즌을 마치자마자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5월이나 돼야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봤지만, 회복 속도가 빨랐고, 개막 후 이틀 만에 1군 엔트리에 포함됐다.
복귀한 이용찬의 첫 임무는 이현승과 함께 뒷문을 지키는 '더블 스토퍼'. 그러나 시즌을 치르면서 이현승이 허리 통증 등으로 100%의 힘을 내지 못했고, 결국 뒷문은 이용찬이 지키게 됐다.
수술 후 맞는 첫 시즌이 쉽지 않을 법했지만, 지금까지 이용찬의 모습은 한 팀의 마무리 투수로 손색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57경기에서 이용찬은 5승 3패 2홀드 20세이브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하고 있다. 블론 세이브는 단 두 차례에 불과하다.
후반기에는 더욱 안정을 찾았다. 후반기 19경기에 나온 이용찬은 3승 무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2.49로 굳건하게 팀의 뒷문을 잠갔다.
26일과 27일 LG전에서도 이용찬의 진가는 확실하게 드러났다. 26일 4-4로 맞선 8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이용찬은 첫 타자 최재원을 투수 땅볼로 잡아 이닝을 마쳤고, 8회말 팀이 역전에 성공한 가운데 9회 안타 2개로 1사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후속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하루 뒤인 27일에는 연장 10회 1사 1,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뒤 12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후반기 더욱 안정감을 찾은 이용찬의 모습에 김태형 감독도 "꾸준히 잘해주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팀이 연승을 달리면서 이용찬도 잦은 등판을 하고 있지만, 그는 “조금 힘들긴 해도 특별히 문제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한용덕 수석코치도 "워낙 몸 관리가 철저한 선수"라며 수술받고 첫 해에도 제 목을 다 해주는 이용찬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올 시즌 수술 후 첫 해인 만큼 100%의 상태로 시즌을 맞이하지 못했다. 이용찬 자신도 "시즌을 앞두고 수술을 한 만큼, 남들이 캠프에서 훈련을 할 때 재활을 했다. 확실히 시즌 초반에는 연습을 안한 티가 난 것 같다. 캠프에서 많이 던지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고 되돌아봤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맞이하지 못한 만큼 내심 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는 "점수를 주더라도 1점 정도에서 끝내야 하는데, 가끔 2~3점씩 주면서 무너질 때가 있었다. 가장 좋은 것은 깔끔하게 주자를 안 내보내고 막는 것이지만, 최대한 점수를 주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록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마무리 투수의 '책임감'만큼은 확실했다. 그는 "내가 나가는 상황은 팀이 이기고 있거나, 접전의 상황이다. 내가 흔들리면 팀 패배와 직결되기 때문에 무조건 잘 막아서 이기겠다는 생각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을 잘 넘기다 보면 팀도 이기고 내 개인 성적도 따라오기 때문에, 이기는 것 말고는 크게 생각하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개인적인 목표도 실점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그는 "현재 평균자책점이 3점대인데 현재 손승락, 임창민, 정우람 선배님 등 세이브 상위권의 투수들을 보면 2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나 역시 2점대로 끌어내리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울러 이제 12개 남은 개인 통산 100세이브는 마무리 투수로서 이루고 싶은 기록 중 하나다. 이용찬은 "올 시즌은 어려울 것 같지만, 내년에라도 달성하고 싶은 기록"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개인적인 목표보다 앞선 가장 큰 목표는 단연 '팀의 우승'이다. 올 시즌 초 이용찬은 "지난해 제대하고 곧바로 합류해 시즌을 전부 치르지 못해 우승의 기분을 100% 느끼지 못한 것 같다"며 "시즌을 완벽하게 치르고 제대로 우승의 기분을 느끼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여전히 이용찬은 "팀 우승이 가장 큰 목표"라며 강한 열망을 내비쳤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