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군단' SK가 KBO리그 홈런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SK는 27일 문학 한화전에서 2회 정의윤이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200홈런을 돌파했다. 121경기 만에 200홈런 고지를 밟으며 역대 KBO리그 최소경기 200홈런 역사를 새롭게 썼다. 종전 기록 보유팀인 2003년 삼성(122경기)보다 1경기 더 빨랐다. 지난해 KBO리그 최초로 21경기 연속 팀 홈런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올해도 홈런 역사를 갈아치우고 있다. 홈구장 효과를 뛰어넘는 홈런 행진이다.
▲ 역대 최다 홈런 페이스
SK는 KBO리그 역대 6번째 200홈런 팀 반열에 올랐다. 1999년 해태(210개) 삼성(207개), 2000년 현대(208개), 2003년 삼성(213개), 2015년 넥센(203개)이 SK에 앞서 200홈런을 돌파했다. 지금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SK는 236홈런까지 가능하다. 잔여 22경기에서 2003년 삼성의 역대 한 시즌 최다 팀 홈런 213개를 뛰어넘는 건 시간문제다.
144경기 체제로 경기가 늘어났지만 SK의 홈런 생산력은 역대 최고. 경기당 평균 홈런 1.64개는 2003년 삼성(1.60개)을 능가한다. 타고투저 시대인 것을 감안해도 압도적인 1위. 팀 홈런 2위 두산(143개)보다 57개가 많은데 이 역시 역대 최다 차이다. 2003년 삼성, 2014년 넥센이 2위팀보다 38개 더 많은 홈런을 친 것이 최다였지만 이 역시 SK에 의해 바뀌고 있다.
물론 SK의 홈으로 쓰는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은 홈에서 펜스까지 거리가 좌우 95m, 중앙 120m로 타자 친화적인 구장 효과를 보고 있긴 하다. 하지만 그 효과 이상으로 홈런을 생산하고 있다. 홈에서 64경기 112홈런, 경기당 1.75개로 많이 넘겼지만, 원정에서도 58경기 88홈런으로 경기당 1.52개 홈런을 쳤다. 홈런 2위인 두산의 경기당 평균(1.21개)보다 훨씬 많다.
비거리상으로 SK가 터뜨린 홈런 200개 중 잠실구장에서 넘어가지 않는 홈런은 총 16개. 최정과 나주환이 3개씩, 박정권·정의윤·김동엽·로맥이 2개식, 정진기와 한동민이 1개씩 잠실구장이었다면 홈런이 되지 못할 타구를 쳤다. 하지만 16개를 제외한 나머지 184개의 홈런은 잠실구장 담장도 전부 넘어갈 홈런이었다. 비거리상 SK 타선의 홈구장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 최다 10홈런+ 타자 도전
과거 200홈런을 달성한 팀에는 '역대급' 홈런 타자들이 늘 존재했다. 1999년 삼성에는 이승엽 혼자 54개를 쳤고, 같은 해 해태에는 30홈런 이상 타자가 3명(샌더스·홍현우·양준혁)이 있었다. 2000년 현대 역시 3명(박경완·퀸란·박재홍)의 30홈런 이상 타자를 보유했다. 2003년 삼성은 이승엽이 아시아 한 시즌 최다 56홈런을 몰아쳤고, 2015년 넥센에선 박병호가 53홈런을 폭발했다.
올해 SK에도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최정(38개)이 있지만 특정 선수들의 힘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최정 외에도 한동민(29개) 김동엽·로맥(이상 19개) 나주환(18개) 박정권(15개) 정의윤(12개) 정진기(11개)까지, 8명의 타자들이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리며 200홈런 기록을 합작했다. 지금 페이스라면 역대 최다 두 자릿수 홈런 타자 배출도 기대해 볼 만하다.
역대 최다 두 자릿수 홈런 배출 구단은 2009년 SK로 그해 10명이 10홈런을 넘겼다. 박정권(25개)을 필두로 최정(19개) 이호준(16개) 나주환·박재상(이상 15개) 김강민·박경완·박재홍·정상호(이상 12개) 김재현(10개)이 그 주인공이다. 올해 SK는 이미 8명이 10홈런을 기록한 가운데 이홍구(9개) 이재원(8개) 최승준(6개)도 10홈런이 가시권에 있다. 2009년 10명을 넘어 11명의 두 자릿수 홈런 타자 배출이 가능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