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 ‘죽사남’ 서해원 “최민수 선배님과 연기...감개무량해요”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8.31 07: 45

‘죽어야 사는 남자’의 서해원은 최민수, 신성록과 같은 대선배와 연기를 한 것에 감개무량한 눈빛을 했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드라마 기획안에 자신의 이름이 있었다며 감격해하는 서해원에게 ‘죽어야 사는 남자’는 그야말로 신세계, 그 자체였다.
서해원은 지난 24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강호림(신성록 분)이 다니는 은행에서 근무하는 최민희 역으로 분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서해원은 “이렇게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는 처음이었다. 이렇게 기쁨이 클 줄 몰랐다”며 드라마의 성공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은행원들 단톡방이 있는데 시청률 오르는 걸 항상 캡처하면서 서로 공유했다. 서로 ‘내일 더 잘나왔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은행원 멤버들은 정말 직장인 느낌이었다. 촬영 끝나는 시간이 거의 일정했다. 그래서 은행원들끼리 모여서 맥주 한 잔 하고 가기도 했는데, 그럴 때 마다 ‘퇴근하고 회식하는 은행원들 같다’고 웃었다.(웃음)”

서해원은 “현장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며 선배 연기자들과 스태프들 덕분에 즐거운 촬영을 이어갔다고 회상했다. “더 오래하고 싶은데 6주라는 기간이 너무 짧다”며 서해원은 울상을 지었다. ‘죽어야 사는 남자’는 비교적 짧은 12부작 드라마였기 때문에 서해원에게는 그저 아쉽게만 느껴졌다고. ‘죽사남’은 처음부터 그의 이름이 들어간 첫 드라마였기 때문에 더욱 보내기 아쉬웠을 터다. 
“‘죽사남’은 처음부터 이름을 준 최초의 드라마였다. 기획안에 들어가 있는 역할을 맡은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 더욱 남달랐다. 이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그런 기회를 맡게 됐다. 비록 캐릭터는 작지만 주변 반응도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이제 막 캐릭터가 보이려고 하는 찰나에 종영이 돼 그저 아쉬울 뿐이다. 하지만 제 역할과 상관 없이 정말 좋은 작품이고, 이런 신선한 작품을 할 수 있게 돼 기쁠 뿐이었다.”
무엇보다 대선배인 최민수와 연기 호흡을 맞출 기회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서해원에게는 큰 영광이었다고. 서해원은 “최민수 선배님께서 한 마디 칭찬을 해주셨는데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며 그 당시를 떠올렸다. 최민수의 존재감은 그 누구보다 강렬했다고. 눈앞에서 그 연기를 보니 공부가 안 될 수가 없었단다. 
“최민수 선배님이 은행에서 신성록 선배님을 끌고 가는 장면이 있다. 그걸 옆에서 보는데 그 맹렬한 기세가 무섭기까지 하더라. 두 선배님들의 호흡을 눈앞에서 보고, 한 앵글에 나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개무량하고 뿌듯했다. 실시간으로 내가 선배님들의 연기를 눈으로 모니터하고, 이를 다시 드라마로 모니터하는 게 정말 큰 공부가 됐다.”
 
서해원은 ‘죽사남’을 만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9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인천 선에 당선됐지만, 기획안에 있는 인물을 맡기까지 거의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는 “미스코리아 대회는 부모님께 연기를 허락받기 위한 일종의 관문 같은 것이었고, 그를 통해 인기나 기회를 얻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며 그간 연기를 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왔던 세월을 돌이켰다.
“부모님께서 미스코리아가 되면서 방송 활동을 해도 된다고 허락을 받았다. 정말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지칠 법도 한데 힘들지 않았다. 아르바이트도, 오디션도 연기를 위해 끊임없이 달리고 있다는 것 때문에 그저 좋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올해 초 영화 ‘더 킹’에서 말을 타는 캐릭터를 맡았는데 정유라 사건이 터지면서 통편집돼 그 때는 ‘나는 이쪽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서해원은 “하던 일이 자꾸 엎어지면서 내 길이 아닌 게 아닐까 의심을 했지만, 그럴 때마다 딱 10년만 해보자고 스스로를 타일렀다”며 굳건한 마음을 드러냈다. 심지가 굳은 서해원의 뚝심 덕분에 10년을 채우기 전, 그는 ‘죽사남’이라는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됐다. 자신과의 약속에서 질 때 그 어떤 때보다 힘들다는 서해원은 이를 악물고 10년을 채우자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냈다. 
“2019년 전에 이런 작품을 만날 수 있어 다행이었다.(웃음) 언젠가는 ‘블루재스민’ 같은 여성을 중심으로 한 작품이나, ‘카트’처럼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 연기적으로는 BGM이 없어도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BGM이 엄청 중요한 요소인데, 그게 없어도 공감이 가는 연기를 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yjh0304@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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