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③] '브이아이피' 김명민 "연기 열정 많은 이종석, 가식없이 솔직해"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8.27 08: 10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로 살면서 얻은 게 있다면 잃은 것도 많다. 제가 죽을 때까지 연기자로 살고 싶진 않고 얻은 것들을 내려놓고 잃었던 것들을 찾아서 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뼛속까지 배우라는 생각은 하지만 내가 관객들에게 뭔가 더 보여줄 수 없을 때, 저는 그게 (배우로서) 죽었다고 생각한다. 그때까지만 연기를 할 거다. 아직은 살아있기에 그만둘 생각은 없다(웃음).”
김명민이 연기하는 인물에게 붙여진 수식어는 참으로 매력적이다. 완성을 위해선 후회나 연민이나 어떤 희생도 모자람이 없는 완벽주의자. 차가운 느낌과 얄미울 정도로 빈틈이 없는 인간성, 미워하기에 충분한 인물이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따뜻함을 지닌 미약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리며 그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그래서 그가 연기한 인물들을 미워하거나 마음에서 쉽게 밀어낼 수 없는 것 같다. 
‘브이아이피’(감독 박훈정)에서도 괴팍하지만 속정이 깊은 경찰청 경감 채이도를 매력적으로 그려내 영화가 끝난 다음에도 다시 떠올리게 만드는 깊은 여운을 남겼다.

김명민은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완성본을 보니 시나리오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얼마나 시나리오가 이상했다는 얘기냐(웃음)”라고 농담을 하며 “박훈정 감독님이 꼼꼼한 스타일이다. 얌전한 성격 같지만 현장에서는 에너지가 넘친다. 같이 일했던 스태프와 계속 같이 가는 의리도 있다. 작품을 떠나서 감독님과 성격적으로 잘 맞는 부분이 많았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였다”고 팀워크를 자랑했다.또 그는 북한의 V.I.P이자 미치광이 김광일을 연기한 후배 이종석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초반 대본 리딩을 하고 나서 다 같이 맥줏집에 갔는데 그때부터 (이)종석이가 고민이 많아 보였다. 감독님이 편안하게 연기하라고 하는 스타일이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한 것 같았다”며 “저도 연기자이니 배우들의 마음을 잘 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이렇게 해보면 어떠냐고 말해줬는데 종석이도 먼저 와서 도와달라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라면 알겠지만 ‘브이아이피’는 특히나 이종석의 변신이 눈길을 끈다. 그간의 귀여운 이미지를 깨고 처음으로 연쇄 살인자를 연기했기 때문이다. 국가도, 법도 통제할 수 없는 김광일을 연기한 이종석은 북한 사투리부터 영어 대사까지 소화해내며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김명민은 “(이)종석이가 연기 열정이 많다. 창피함도 무릅쓰고 자신이 모르는 것을 과감하게 드러낸다. 선배에게 먼저 와서 물어본다는 게 쉽지 않은데 그렇게 하더라. 가식이 없이 정말 솔직하고 담백한 친구다. 지금의 열정과 노력을 동반한 자세로 쭉 가다보면 지금보다 더 잘 될 것 같다”고 칭찬했다.
한편 김명민은 요즘 영화 ‘조선명탐정3’(감독 김석윤)를 촬영 중이다. 1편부터 2편까지 시리즈를 통해 능청스러움부터 뻔뻔함, 코믹한 면모까지 담은 명탐정 김민 역을 맡아 완벽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이번에도 개장수 서필 역의 오달수와 환상의 호흡을 맞추며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어제까지 ‘조선명탐정’을 촬영하다 왔다. (오)달수 형은 항상 있었고 김지원이 새로와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 거기에 박근형 선생님, 안내상, 이민기, 김범, 김정화까지 가세했다. ‘어벤져스’ 군단이 된 느낌이다. 3탄은 재미와 결을 모두 갖췄으니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웃음).”/ purplish@osen.co.kr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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