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 '연기본좌' 김명민 "배우는 감독 의견 따라야해..나설 필요 없어"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8.27 08: 10

(인터뷰①에 이어) 현재 상영 중인 영화 ‘V.I.P’(감독 박훈정)에서 김명민은 일명 ‘단무지’ 형사 채이도 역을 맡아 특별한 범죄 수사를 펼치게 된다. 그동안 장군, 의사, 지휘자, 대통령, 변호사, 사업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군을 연기해온 그가 혈기 가득한 경찰로 돌아온 것.
‘무조건 범인은 잡는다’는 일념 하나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김광일(이종석 분)을 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동료가 자살을 하고 윗선의 개입이 있다는 것에 배후가 있음을 직감해 거대 권력 앞에서도 기죽지 않으며 가슴을 뻥 뚫어줄 사이다 같은 대사를 쏟아낸다.
김명민은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저 같은 경우에는 캐릭터 안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어떤 배우들은 인물을 자신에게 끌고 오려는 성향도 보인다. 저는 ‘그 사람이 이랬을 것이다’라고 인물에 대해 상상한다”며 “캐릭터화 시키는 건데 상상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상상력이 생기면서 그 사람의 행동, 말투 같은 게 떠오른다. 간접 경험을 통해서 접한 것들을 녹여내기도 하고. 상상력을 더해 캐릭터를 만드는데 그런 작업이 굉장히 재미있다”고 ‘연기 본좌’로서 작품과 캐릭터를 분석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영화 내내 숨 막히는 긴장감과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를 선사하는 ‘브이아이피’는 경찰청 형사 채이도, 국정원 요원 박재혁(장동건 분), 보안성 요원 리대범(박희순 분)과 CIA 요원 폴(피터 스토메어 분)이 북한의 V.I.P 김광일(이종석 분) 한 명을 두고 집요한 공방전을 벌이는 과정을 긴장감 넘치게 그렸다.각 인물들의 대사 하나, 행동, 표정까지 놓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바로 박훈정 감독의 명쾌하고 꼼꼼한 각본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그들의 말과 행동에는 김광일을 은폐해야만 하는 이유, 반드시 잡아야만 하는 이유, 복수해야만 하는 이유가 녹아 있다. 그러나 국가 기관을 비웃듯 제 멋대로 행동하는 광일의 모습은 관객들의 공분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김명민은 “처음에는 채이도가 어떤 인물인지 상상이 안 갔다. 결혼은 했지만 이혼했을 거라고 가정했고 아이들도 부모님에게 맡겼다고 생각했다. 폭력을 서슴지 않으니 좌천되는 생활을 반복했을 것이라고 가정했다”고 채이도를 만든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분명한 것은 범인을 잡는데 귀신같은 놈이라고 믿었다. 제가 본 이도는 굉장히 외로운 사람이다. 티는 안 내지만 부하 직원들을 아끼는 ‘츤데레’다. 감독님은 세세한 것까지 표현할 필요는 없다고 하셨지만 저는 그런 장면들을 찍을 때 연상이 됐다. 표현을 하려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전했다.
김명민은 작품을 만드는 배우들이 자신의 의견을 강력하게 주장하기보다 연출자의 의도를 따르는 게 맞다고 믿는다. “저는 (작품마다)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하는 스타일이다. 일단 기획의도를 간파하면 그때부터 믿고 따른다. 감독님이 글을 썼으니 믿고 가는 것”이라며 “배우는 감독님의 의견 따라야지 굳이 나설 필요가 없다고 본다. 전체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감독님들의 성향에 맞게 달라진다. 연출자의 머릿속에 기획의도가 있는데 배우가 굳이 나서서 의견을 제시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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