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삼성-kt전이 열리기 전 대구삼성라이온즈 파크. 김진욱 kt 감독은 한 선수의 타격 훈련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저 친구가 치는 거 한 번 보세요. 장외로 쉽게 넘길 겁니다".
마치 최준석(롯데)을 연상케 할 만큼 큰 체구의 주인공은 고졸 1년차 한기원. 부산고 출신 한기원은 큰 체구(182cm 130kg)에서 뿜어 나오는 파괴력이 일품. 장차 kt의 중심 타선을 이끌 재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진욱 감독은 "수 년 전부터 지인을 통해 한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전훈 캠프에 데려가 한 번 지켜보고 싶었는데 부상 탓에 그러지 못했다"면서 "무릎과 발목 부담을 줄이기 위해 19kg 정도 감량하고 타격 자세를 수정하는 과정이다. 제대로 야구한 지 한 달 정도 됐다. 파워와 유연성은 타고 났다"고 설명했다.
배팅 케이지에 들어선 한기원은 가볍게 타구를 맞추며 감각을 조율한 뒤 무력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가볍게 쳤는데도 비거리가 어마어마했다. 이에 김진욱 감독은 좌측 외야 상단에 있는 디퍼스트 루프탑을 가리키며 "타격 자세를 수정하는 과정이라 힘을 빼고 치는데 제대로 치면 저기 넘길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진욱 감독은 "큰 키와 파워는 정말 타고 났다. 키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된다. 파워 또한 마찬가지다. 남들이 가지지 못한 걸 가졌다. 아직 기본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는데 파워는 대단하다"고 엄지를 세웠다.
kt는 한 번도 1군 무대를 경험해보지 못한 퓨처스 선수들의 동기 부여 차원에서 1군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빅토리 챌린지 투어'를 도입했다. 한기원도 그 기회를 얻어 1군 무대를 경험중이다. kt는 거포 자원이 마땅치 않다. 토종 타자 가운데 윤석민을 제외하면 장타 생산 능력이 돋보이는 재목이 눈에 띄지 않는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는 원석과도 같은 한기원을 kt의 최준석이 될 수 있도록 다듬는 과정이다.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나 그 기대치는 아주 높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