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병용, "SK 불펜, 충분히 강해질 수 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8.27 05: 54

SK 우완 투수 채병용(35)은 '왕조' 시절부터 지금까지 비룡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거의 유일한 선수다. 현재 2군으로 내려간 박희수도 있지만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은 함께 하지 못했다. 채병용이야말로 SK 왕조 마운드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채병용에게 올 시즌 SK 마운드의 상황은 낯설다. 과거에는 벌떼 야구로 철벽 불펜을 자랑했지만 올해는 리그 최다 22번의 블론세이브에서 나타나듯 뒷문 불안이 심각하다.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가장 많은 9번의 역전패를 당했다. 구원 평균자책점은 5.75로 삼성(5.93) 다음으로 안 좋다. 채병용 역시 올해는 35경기 4승4패6홀드 평균자책점 6.12로 예년에 비해 부진한 성적이다. 
채병용으로선 격세지감이 느껴질 법도 하다. 그는 "안타까움이 든다. 투수들 전부 잘 던지고 싶어 하는 마음이 보인다. 심리적으로 너무 위축된 게 문제다. 계속 안 좋게 흘러가다 보니 더 안 풀린다"며 "우리 불펜 충분히 강하고,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공을 가진 투수들이 많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그런 점에서 26일 문학 한화전 2-1 승리는 의미가 있다. 6회 구원등판한 채병용은 2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구원승을 챙겼다. 6회 SK가 선취점을 내며 1점 리드를 안고 7회 다시 마운드에 올랐지만 흔들림 없는 투구로 역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특히 2사 2루 위기에서 대타 임익준을 직구 3개로 헛스윙 3구 삼진 처리한 게 백미였다. SK는 채병용 이후 8회 김주한, 9회 박정배가 차례로 투입돼 1점차 승리를 거두며 3연승을 달렸다. 불펜이 4이닝 1실점으로 안정감을 보이며 반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채병용의 수훈이다. 그는 "접전 상황이었지만 내가 잘 던져야 다음 투수들이 편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집중했다. 요즘 포크볼로 타이밍을 빼앗는 게 좋아진 것 같다"며 "올해 우리 팀 불펜의 부진은 나 같은 고참들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나부터 책임감을 갖고 중심을 잡으려 한다. 고참들이 잘해야 후배들에게도 더 많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SK는 최근 3연승으로 6위 LG에 승차없이 따라붙었고, 5위 넥센에도 반경기 차이로 추격했다. 5강 희망이 되살아났다. 채병용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이 있지 않나. 시즌이 더 남아있고 5강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누가 나가든 불펜이 더 힘을 낸다면 결과가 따라올 것이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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