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내야수 정근우(35)가 야구장을 찾았다. 그러나 유니폼 차림이 아니었다. 왼팔은 반 깁스로 보조기를 차고 있었다.
정근우는 지난 26일 한화와 SK의 경기가 열린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찾았다. 지난 20일 대전 롯데전에서 5회 2루 도루를 하다 왼팔 측부 인대 파열 및 근육 손상 부상을 입으며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모처럼 야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구단 관계자들과 만나 인사를 한 뒤 경기를 지켜봤다.
현재 인천 자택에서 휴식기를 갖고 있는 정근우는 "안에만 있다 보니 답답해서 한 번 나와봤다"고 야구장에 온 이유를 말했다. 부상 이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앞으로 최소 2주 동안 지금처럼 꼼짝없이 안정을 취해야 한다. 지금 상태를 봐선 시즌 종료 전 복귀는 어렵다.
정근우는 "야구를 하면서 반깁스를 한 것은 처음이다. 깁스를 풀고 난 뒤에도 병원에서 검사를 더 해야 한다. 상태를 더 봐야겠지만 일정상 시즌 끝나기 전 복귀하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예상 못한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을 이대로 마감하게 됐으니 아쉬움이 크다.
정근우는 부상 당시 상황에 대해 "2루 베이스에 팔이 꺾인 게 아니라 (상대 수비수) 태그에 눌린 것이다. 누구를 탓할 건 없다. 각자 플레이를 하다 보니 그렇게 됐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다"며 "올해 이렇게 끝나면 아쉽겠지만 야구는 내년이 또 있다. 몸을 잘 만들겠다"는 말로 아쉬움을 달랬다.
정근우는 올 시즌 한화 팀 내 최다 105경기를 뛰며 타율 3할3푼 129안타 11홈런 46타점 73득점 6도루 OPS .863으로 활약했다. 부상 전까지 올 시즌 한화에서 유일하게 한 번도 1군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은 야수였다. 지난겨울 무릎 수술을 받아 후유증이 우려됐지만 도루를 제외한 수치는 이상 없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정근우는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4년간 도합 성적은 494경기 타율 3할1푼2리 592안타 47홈런 244타점 384득점 81도루 219볼넷 228삼진 출루율 3할9푼1리 장타율 4할5푼4리 OPS .845. 한화에 와서 처음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리며 장타에 눈을 뜬 것이 가장 큰 변화다.
다만 만 35세로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나이, 복잡다단한 한화 내부의 문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부상으로 아쉽게 시즌을 마감할 위기에 놓인 정근우가 내년 시즌 과연 어느 곳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할지 궁금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