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③] 이종석 "멜로 미소, 앞으로 무서워하시면 어떡하죠"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8.27 14: 00

이종석이 강렬한 느와르 '브이아이피'(박훈정 감독)에 도전한 것은 '남자다움'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다. '남자다움'이라는 것이 꼭 외적으로 국한되는 것만이 아니라, 지금껏 이종석에게는 없었던 단단한 느낌을 향한 갈증이다. 
"'브이아이피'는 작품에서도 남자 느낌이 물씬 나고, 함께 하신 선배들도 남자 느낌이 물씬 나요. 비주얼만 해도 (김)우빈이도 제 친구지만 부러운 게 많았거든요. 이번에 장동건 선배님을 보면서도 '우와, 남자라면 저래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했어요. 늘 남자다움에 대한 갈망과 욕망이 있어요. 남자다움이라는 게 외적으로만 완성되는 건 아니겠지만, 제가 못 가진 걸 가지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 셈이죠."
서른을 앞두고 있는 지금, 이종석은 배우로서 변화를 꿈꾸고 있다. 청량한 소년에서 단단한 남자로, '브이아이피'는 더욱 성장할 이종석을 향한 의미있는 첫 발이다. 

"남자다운 작품, 그리고 캐릭터에 대한 갈증은 매 순간 있었던 것 같아요. 나이 서른이 넘어가면 내가 남자다워져 있지 않을까, 20대 초반에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나의 서른은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서른이 가까워지고 나니까 그게 아닌 거예요(웃음).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다가 '브이아이피' 시나리오를 보게 됐죠. 이 작품은 내가 크게 인상을 쓰고, 남자다우려고 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작품이라, 그래서 좋았던 것 같아요. 연기하는데 굉장히 새로운 느낌이었어요." 
중국 드라마 '비취연인'을 찍고 있을 당시, 이종석은 생각보다 길어지는 공백으로 남모를 가슴앓이를 하고 있었다. 배우로서의 변화에도 목이 말랐다. 그럴 때 운명처럼 만난 '브이아이피', 그리고 김광일. '브이아이피' 시나리오를 우연히 읽게 된 이종석은 캐스팅 제안을 받기도 전, 박훈정 감독을 찾아가 자신이 김광일 역할을 할 수 있게 해달라 말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그렇게 김광일을 찾아간 이종석은 마침내 김광일을 만나 하나가 될 수 있었다. 
"중국 드라마를 찍고 있었는데, 그 전에 국내에서 공백이 1년 정도 있었어요. 사실 작품을 쉬어본 적이 없는데, 1년을 처음 쉬고 중국 드라마를 찍다 보니 빨리 국내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나리오도 이것 저것 제안 들어온 것들이 있었지만, 뭔가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브이아이피'를 만나게 됐죠. 김광일이라는 역할은 아마 남자배우라면 한 번쯤은 누구나 해보고 싶은 캐릭터일 거예요.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래서 감독님을 찾아가서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웃음)." 
이종석은 '브이아이피', 그리고 김광일과의 강렬한 첫 만남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다. 그간의 필모그래피를 모두 잊게 할 만큼 파격적인 변신. 특히 로맨스로 최고의 주가를 올렸던 이종석의 연쇄살인마 연기라니, 보고도 믿지 못할 변신이다. 게다가 영화 개봉 중인 9월에는 따뜻한 멜로 감성으로 시청자들을 만나는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공개를 앞두고 있다. 선과 악을 넘나들 이종석의 두 얼굴이다. 
"주위에서도 '너 진짜 괜찮겠냐'고 하신 분들이 많았어요. 근데 잘 한 선택인 것 같아요. 그런데 조금 있으면 바로 드라마가 방영되잖아요. 이거 조금 위험할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영화를 봤던 사람이 드라마를 볼 때, 저는 멜로로 미소를 지었는데 무섭게 느끼면 안되잖아요. 그게 조금 걱정이 돼요." /mari@osen.co.kr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