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부럽지 않다. 한화 2년차 외야수 이동훈(21)의 깜짝 활약이 팀의 미래를 밝게 비추고 있다.
이동훈은 2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와 홈경기에 2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했다. 최근 7경기 중 6경기째 선발출장. 주전 중견수 이용규가 발목 부상과 타격 슬럼프로 자리를 비운 사이 이동훈의 출장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발이 빠르고 공을 맞히는 재주가 있다. 수비도 좋고 희망이 보이는 선수"라고 기대했다. 178cm 72kg의 이동훈은 175cm 75kg 이용규와 체격 조건이 비슷하고 같은 좌타 외야수란 공통점이 있다. 한화가 차세대 이용규로 기대하고 있꼬, 이날 KIA전에서 이동훈은 그 이유를 증명했다.
1회말 첫 타석부터 이동훈의 배트가 힘차게 돌았다. KIA 좌완 선발 팻딘을 상대로 1~3구 연속 파울을 만든 이동훈은 4구째 147km 직구를 밀어쳐 좌측에 떨어지는 안타로 출루했다. 2사 후 윌린 로사리오의 중견수 키 넘어가는 2루타 때 1루에서 홈까지 질주하며 선취 득점을 올렸다.
3회말 두 번째 타석은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지만 5회말 다시 존재감을 보였다. 1-3으로 뒤진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동훈은 팻딘을 상대로 1~4구 연속 파울로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다.
하지만 그 이후 4개의 파울과 3개의 볼을 골라내며 12구까지 가는 승부를 벌였다. 팻딘의 직구, 커브 모두 반응하며 커트를 만들고 볼을 골라냈다. 결국 12구째 컷패스트볼을 밀어쳐 유격수 깊숙한 코스로 보냈고, 빠른 발로 1루에서 여유 있게 살았다. 내야 안타로 멀티히트.
이동훈에게 힘을 뺀 팻딘은 최진행에게 좌전 안타, 양성우에게 1루수 키 넘어 우측 빠지는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이동훈도 추가 득점을 올리며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팻딘은 5회에만 33개 공을 던지며 5이닝 만에 교체됐다.
7회말에는 무사 1루에서 침착하게 1루쪽 으로 희생번트를 성공했다. 2구째 페이크번트 슬래시로 3루 라인선상에 날카로운 파울 타구를 날리며 KIA 간담을 서늘케 했다. 4타수 2안타 2득점. 3안타를 터뜨린 오선진과 함께 테이블세터로 활약하며 한화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