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 진출이 물 건너간 삼성 라이온즈. 다음 시즌을 위한 구상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여러가지 전력 보강 요소 가운데 올 시즌이 끝난 뒤 현역 유니폼을 벗는 '국민타자' 이승엽의 공백을 메울 대체 자원을 찾는 게 중요하다. 팀내 타자 가운데 20홈런 이상 기록한 선수는 다린 러프 뿐. 두 자릿수 홈런 기록 선수로 범위를 넓혀도 5명에 불과하다. 이승엽마저 은퇴한다면 삼성의 장타 부족 현상은 더욱 심해질 듯.
삼성은 내달 1군 엔트리가 확대되면 장타 생산 능력이 뛰어난 거포 기대주들에게 좀 더 많은 기회를 줄 생각이다. 김한수 감독은 최원제와 이현동의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고교 시절 투타 양면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최원제와 이현동은 투수로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고 결국 타자 전향이라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만큼 절박하다.
타자 전향 4년째를 맞은 최원제는 퓨처스리그 타율 3할4푼7리(213타수 74안타) 14홈런 46타점을 기록중이다. 그동안 타고난 재능에 비해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
메이저리그 타격 동영상 및 스포츠 심리 관련 서적을 탐독하는 등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덕분에 투수와의 수싸움과 타격 준비 동작 등 타격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1루 수비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낸 건 가장 큰 소득. 그는 "이윤효·박재현 수비 파트 코치님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타자로 전향한 이현동의 성장 속도는 LTE급이다. 퓨처스리그 타율 4할(115타수 46안타) 8홈런 28타점 27득점 3도루. 이현동 또한 "내가 생각해도 정말 빠르다"고 놀랄 정도다. 타자 전향 첫해 1군 무대를 밟은 게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한수 감독은 "최원제와 이현동은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퓨처스 코칭스태프 평가도 좋다. 확대 엔트리 때 한 번 지켜볼 생각이다. 최원제와 이현동처럼 강한 스윙을 하는 선수들이 필요하다"며 "최원제와 이현동 뿐만 아니라 젊은 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