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의 훈련은 모두 함께 노력한다.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나홀로 훈련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신태용호의 훈련이 열리던 24일 파주 트레이닝센터(NFC)에는 갑작스럽게 본관 건물의 옥상이 집중됐다. 채봉주 분석관의 모습을 지켜봤다. 이유는 간단하다. 채 분석관의 비디오 클립을 신태용호의 코치친이 매일밤 분석하기 때문이다.
이란-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축구 대표팀은 오후 6시 30분 훈련을 시작한다. 지난 21일 소집된 후 지금까지 1시간 30분이 넘는 시간동안 훈련을 마치면 선수들은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한다.
그러나 신태용호의 코치진은 다른 업무가 시작된다. 전경준 수석코치를 비롯해 김남일, 차두리 그리고 김해운 골키퍼 코치까지 비디오 클립을 분석한 뒤 토론을 펼친다.
코치진은 식사한 뒤 수 시간 동안 훈련 결과를 분석하고 상황에 맞는 비디오 영상을 편집해 의견을 나눈다.
축구협회 이재철 과장은 "신 감독은 매일 코치들에게 상황에 맞는 전략 전술에 관해 많은 숙제를 내주고 있는데, 뒤에서 지원하는 각종 자료가 대표팀 전력을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이들의 분석 모습은 단순히 신 감독의 숙제 때문만은 아니다. 이미 지도자 수업을 받을 때부터 비디오 분석 후 토론이 정례화 되어 있다. 현재 대한축구협회에서 펼치고 있는 지도자 과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프리젠테이션이다. 각 분야에 맞게 지도자 과정에 참가한 이들은 비디오 클립과 PPT를 준비한 뒤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한다. 지도자의 역량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현재 신태용호의 코칭 스태프는 모두 그 과정을 밟았다. 특히 차두리 코치는 유럽에서 받은 지도자 코스를 더 자세하게 설명하고 코치진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밤 늦은 시간까지 코치진의 토의는 계속된다. 채 분석관이 비디오 클립을 정리하고 도와주면 코치진은 냉철하게 분석을 펼친다.
이날 훈련서도 신 감독은 전체적은 분위기를 만들었고 전경준 코치가 수비진을 직접 지시했다. 움직임 하나까지 분석하고 설명했다. 물론 신 감독은 단순히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공격진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훈련을 펼쳤다. 특히 신 감독은 수첩을 들고 자신이 준비한 훈련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참고한다.
그동안 대표팀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은 모든 전술훈련 및 비디오 분석을 홀로 실시했다. 코치진에게는 훈련 정도만 실시했고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직접 선수들에게 지시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젊은 지도자인 신태용 감독은 자신의 수족인 코치진과 협의를 통해 훈련 방향을 결정하고 실시한다. 선수들에게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도 찾는다.
정답은 없다. 다만 코칭 스태프의 고민이 계속될수록 대표팀의 전술적인 움직임이 다양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 10bird@osen.co.kr
[사진] 파주=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