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김동한(29)이 작은 거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김동한의 올 시즌 기록은 특출 나지 않다. 냉정하게 말해 내야진 백업이라고 볼 수 있다. 1군과 2군을 오가기도 했다. 68경기에 나서 타율 2할4푼4리(156타수 38안타) 3홈런 13타점의 기록을 마크하고 있다.
김동한의 기록, 그리고 신체조건(175cm 73kg)으로 인해 그를 순전한 ‘똑딱이’로 오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김동한의 기록에는 전체 안타 대비 장타 생산력이 숨겨져 있다. 올 시즌 38개의 안타 가운데 2루타가 18개, 홈런이 3개다. 전체 안타 가운데 2루타 이상 비율이 55.3%에 달한다.
2할4푼대의 타율로 0.417의 비교적 높은 장타율을 유지하는 것도 이러한 김동한의 장타 능력 때문이다. 장타율 1위 SK 최정(0,667)이 안타 대비 장타 비중이 46.3%(50장타/108안타), 2위 한화 로사리오(0.647)가 43.9%(58장타/132안타)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치를 김동한이 기록하고 있다.
타석 표본에서 큰 차이가 있지만 김동한이 체구에 비해서는 분명, 장타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지난 18일 고척 넥센전부터 22일 광주 KIA전까지 4경기 연속 2루타를 때려내기도 했고, 지난 24일 사직 LG전에서는 LG 에이스 차우찬을 일격하는 시즌 3호 좌월 솔로포를 뽑아내기도 했다. 최근 경기에서도 김동한의 장타 본능은 멈추지 않고 있다.
김동한은 24일 경기 후 “최근 방망이를 좀 더 짧은 것으로 바꾸고 그립도 더 짧게 쥐고 있다. 타격폼도 라인드라이브를 생성하는 유리하게 바꿨는데 그 덕분에 최근 좋은 타격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최근 변화를 설명했다.
그러나 김동한은 스스로를 특정한 프레임에 가둬두지 않으려고 했다. 체구가 작다고, 백업 선수라고 출루에 급급한 스윙은 지양했다. 이것이 김동한이 장타를 만들어내는 원인이었다. 김동한은 “체중이 적게 나가도 좋은 포인트에서 스윙 하면 누구나 담장을 넘길 수 있다”면서 “몸집이 작다고 컨택 위주로 맞추는 걸 싫어한다. 항상 나가서 자신 있게 강한 스윙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 한다”며 자신의 지론을 밝힌 바 있다. 김동한의 이런 신념이 결국 최근 장타 행진의 숨은 비결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롯데는 황재균(샌프란시스코)이 떠난 올 시즌 3루 자리에 구멍이 생겼다. 김동한도 한 때는 3루의 주인으로 잠시 나섰지만 부침을 겪었다. 이후 신본기가 3루 자리의 공백을 잘 메웠지만, 최근 다시 침체기에 빠지면서 다시 김동한이 주전 3루수로 나서는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3루수 같은 코너 내야수는 수비력과 동시에 장타력까지 갖춰야 하는 포지션이다. 비록 김동한이 전형적인 거포 스타일은 아닐지라도, 자신만의 신념과 방법으로 큰 타구를 생산해내면서 ‘작은 거인’의 수식어를 붙이기에 부족함이 없는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