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살 쳐도 돼” 최준석이 대변하는 롯데의 상승세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8.25 05: 50

롯데 자이언츠 최준석(33)에게는 전반기 ‘병살왕’이라는 불명예가 있었다. 최준석은 올 시즌 전반기에만 18개의 병살타를 때려내면서 전반기 병살타 2위(1위 kt 윤석민 19개)에 올라 있었다. 특히 롯데라는 인기 구단의 중심 타자, 그리고 승부처 상황에서의 찬물을 끼얹는 병살타로 인해 최준석은 마음고생은 극에 달했다.
그러나 후반기의 최준석은 전반기와 180도 달라졌다. 전반기 상대 팀들이 최준석의 병살타를 기대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최준석과의 승부를 어렵게 펼칠까를 고민해야 한다. 최준석의 후반기 비상과 함께 롯데의 비상이 재개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준석은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잠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8월2일부터 다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이후 폭발적인 감을 과시하고 있다. 재등록 이후 타율 3할8푼4리(73타수 28안타) 2홈런 21타점의 성적으로 중심타자의 몫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최준석은 “재정비 한 것은 없고, 마음을 내려놓았다. 너무 안 되고 스트레스도 받고 해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한다는 것이 지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 “스윙 폼의 변화는 없다. 안 됐을 때 몸의 중심이 앞으로 쏠리다보니 안 좋았다. 몸 중심을 갖추면서 그것만 바로 했다. 다른 부분은 고친 것이 없다”면서 후반기 상승세를 밝혔다.

부진한 기간 동안 “나 자신에게 실망했다. 스트레스도 엄청 받았다”는 최준석이다. 올 시즌 후 자신의 프리에이전트(FA) 재 자격 취득(2013년 롯데와 계약, 올 시즌 후 4년 계약 만료), 그리고 FA로 롯데에 합류한 뒤 한 번도 가지 못한 가을야구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다.
그러나 주위의 조언들이 최준석을 좀 더 편안하게 했다. 그리고 이는 롯데의 현재 상승 분위기를 대변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원동력이었다. 그는 “코치님들께서 정말 많이 서브를 해주신다. 그리고 감독님께서도 정말 병살을 치지 말아야 하는 순간에도 ‘병살 쳐도 되니까 자신 있게 휘두르고 와라’고 주문을 해주시니 정말 자신 있게 타석에 들어서는 것 같다. 지금은 무조건 쳐야 한다는 부담보다는 ‘못 칠 것이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 선다”고 말했다.
가을야구에 대한 부담감이 엄습할 법도 할 상황. 그러나 롯데는 현재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 최준석은 “가을야구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고,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상대가 누구냐 보다는 우리, 롯데만의 야구를 부상 없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접전에서도 계속 이기고 있다보니 선수들 역시 피곤하지만 즐거우면서도 긍정의 힘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4강을 갈 수도 있고, 못 갈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무작정 가을야구를 가야 한다는 압박감에 있었지만 지금은 벗어나 편안한 마음에서 즐겁게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좋은 결과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생각 한다”며 현재 팀 분위기를 대변했다.
하늘을 찌를 듯 한 롯데의 상승세, 그리고 이제는 즐기면서 부담을 스스로 덜어내는 최준석의 활약. 롯데의 가을야구를 위한 퍼즐이 서서히 맞춰지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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