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명가' 삼성, 스마트 스피커 승패는 빅스비에 달렸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8.24 13: 30

삼성전자의 스마트 스피커 시장 참전이 눈 앞이다. 삼성전자를 애먹인 영어 버전 빅스비가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미국 경제지 ‘CNBC’는 24일(한국시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 노트8 언팩 행사를 앞둔 인터뷰서 스마트 스피커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며 “고동진 사장은 조만간 스마트 스피커를 발표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의 스마트 스피커가 집에서 유용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고 보도했다.
스마트 스피커 시장은 지난 2014년 아마존이 '에코'로 첫 선을 보인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 에코와 구글 홈이 시장 대부분을 독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6년 미국 내 스마트 스피커의 판매량은 570만 대였지만, 2017년에는 약 2500만 대 가까이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러한 시장에서 아마존과 구글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95%를 넘어간다. 특히 선구자 아마존은 7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두 기업의 스마트 스피커 시장 독주가 이어지자 2017년 들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이 연달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AI 스피커 제품을 공개한 상황이다. 알리바바, 화웨이 등 중국 IT 대기업들도 스마트 스피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 다음 세대 IT 기업들의 기술 전쟁 격전지가 될 곳은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 스피커로 보인다. 여러 기업들은 4차 산업혁맹 시대 스마트 가전(IoT)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스마트 가전 시장을 선점한다면 축적한 빅데이터의 활용을 통해 다른 경쟁 업체와 격차를 따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마존은 스마트 스피커를 통해 자사의 유통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7월 자사의 음성인식 AI 비서 ‘빅스비’를 탑재한 스피커를 개발중이라는 사실이 외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이러한 보도는 고동진 사장의 언급을 통해 사실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스피커에 탑재할 빅스비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갤럭시 S8과 동시에 출시된 빅스비는 출시 직후 영어 버전 출시가 지연되어서, 미국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 '킥스타터'서는 삼성전자 빅스비의 늦은 영어 버전 업그레이드를 비난하는 'I hate bixby' 펀딩이 이뤄지기도 했다.
일부 외신들은 빅스비의 영어 버전 출시 지연은 빅데이터 부족이라고 지적하곤 했다. 당시 미국 IT 매체 더버지는 삼성전자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영어로 AI 비서를 개발하는 것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는 이유는 충분한 빅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영어 사용자 빅데이터는 부족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빅스비의 영어 서비스는 지난 7월 19일에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 노트8 언팩 행사서 빅스비의 성능을 자신하며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공개한 상태다. 스마트 스피커의 성능은 AI 비서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빅스비의 성능이 삼성전자 스마트 스피커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 스피커는 각 회사의 AI 비서 대결장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음향전문 기기회사 하만카돈을 인수한 상태다. 하만 카돈은 삼성전자에 인수되기 전 마이크로소프트의 스마트 스피커 ‘인보크’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스피커의 하드웨어 성능은 이미 보장된 것이다. 따라서 빅스비가 삼성전자 스마트 스피커의 성공 유무를 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사진] 위는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중간은 아마존 '신형' 터치스크린 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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