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19년째 KBS 최장수DJ...‘FM대행진’ 황정민이 남긴 것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8.24 10: 30

‘FM대행진’의 ‘족장님’인 아나운서 황정민이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황정민은 24일 오전 방송된 KBS 쿨FM ‘FM대행진’에서 직접 하차 소식을 전했다. 그는 눈물을 쏟으며 “내가 육아휴직을 가려고 한다. 그래서 다음 주까지 우리가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잠시 마이크 앞을 떠나겠지만, 언젠가 이 시간이 지나더라도 우리 또 만날 거다. 나도 상상이 안 간다”고 소감을 전하면서도 평소와 다름없는 진행을 보여 박수를 받았다. 게시판에는 수많은 청취자가 황정민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황정민은 1998년 10월 12일 첫 방송을 시작해, 장장 19년째 매일 아침 7시에서 9시까지 ‘황정민의 FM대행진’을 진행해왔다. 이는 KBS 라디오 단독 DJ로서 사상 최장수 기간이자, 타사의 동시간대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 DJ들과 비교해도, 전무후무한 기록이기도 하다.
그 덕분에 황정민은 2008년 10월 8일에는 10주년을 맞이해 골든 페이스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FM대행진’ 청취자들은 황정민을 ‘족장님’이라 불렀고, 스스로를 ‘황족’이라고 불렀다. 항상 출근길을 함께 하는 황정민을 향한 애청자들의 신뢰와 유대감은 정말 높았다. 황정민 또한 청취자들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그에겐 ‘FM대행진’이 삶이었다. 황정민은 2008년 골든 페이스 상을 받으면서 “생각해보니 10년간 남편 넥타이를 매준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고, 50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는 “엄마 없는 아침을 보내고 있는 아이에게는 지금도 미안하지만 열심히 일하는 멋진 엄마가 되는 것으로 보답하려고 한다”고 말하며 가족들에게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로 ‘FM대행진’이 있었기에 황정민도 있을 수 있었다. 그는 과거 “‘FM대행진’을 진행하는 아침 2시간만큼은 저, ‘황정민’으로서 유일한 시간인 것 같다”고 말하며 애청자들에 진한 애정을 드러냈고, 청취자들도 황정민을 믿고 따랐다. 
그런 청취자들을 남기고 떠나야 하는 황정민도 마음이 무거웠을 터. 이날 ‘FM대행진’에서 황정민은 자신의 하차 소식을 전하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청취자들은 ‘아듀 황정민’이라는 이름의 게시판에 너도나도 이별 메시지를 전하며 그동안 고마웠던 마음을 전했다.
지난해 프리 선언을 하며 하차 위기도 있었지만, 그는 프리랜서 선언을 철회하며 KBS에 남아 ‘FM대행진’을 계속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엔 진짜 이별을 하게 됐다. 청취자들은 그가 꼭 돌아올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있다. 19년, 그리고 KBS 단독 DJ로서 최장수 기록은 황정민이기에 가능했던 기록이었다. / yjh0304@osen.co.kr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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