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희가 US오픈 본선 진출을 향한 거침없는 첫 발을 내디뎠다.
이덕희(19, 현대자동차-서울시청)는 24일(한국시간) 새벽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국제테니스 센터서 열린 2017 US오픈(총 상금 5040만 달러) 단식 예선 1회전서 제랄드 멜저(27, 오스트리아, 134위)를 세트스코어 2-0(6-4, 6-3)으로 완파하며 2회전에 진출했다.
멜저는 이번 대회 예선 25번 시드를 받고 출전했다. 챌린저 대회서 5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지난해 11월 개인 최고 랭킹 68위를 기록한 바 있는 강자다. 체격조건도 188cm에 80kg으로 이덕희(175cm, 70kg)에 비해 뛰어난데다 왼손잡이라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다.
이덕희는 왼손잡이 선수와의 맞대결에서 승률이 좋지 않은 편이라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오히려 상대를 압도하며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이덕희는 첫 번째 세트에서 상대에게 두 차례 브레이크 기회를 내주기도 했지만 침착하게 본인의 서브게임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오히려 5-4 상황서 상대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첫 번째 세트를 선취했다.
기세를 이어 이덕희는 두 번째 세트 게임스코어 2-1서 상대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3-1로 점수를 벌렸다. 승기를 잡은 이덕희는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를 앞세워 상대를 더욱 강하게 몰아붙였다. 결국 이덕희는 두 번째 세트마저 따내 세트스코어 2-0으로 2회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날 승리로 이덕희는 US 오픈 본선 진출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됐다. 본선 진출까지는 두 번의 승리가 필요하지만 이덕희가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고 첫 경기 승리로 얻은 자신감이 본선 진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덕희의 US오픈 출전은 이번이 네 번째다. 2013년 주니어 부문 첫 출전을 시작으로 이듬해인 2014년에는 8강에 오르기도 했다. US 오픈 성인대회는 지난해부터 출전하기 시작해 올해가 이덕희의 두 번째 US 오픈 성인 대회 출전이다. 특히 지난해 US오픈 성인 무대 출전자 중 최연소 선수로 출전해 국내외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당시 이덕희는 예선 1회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성인 그랜드슬램 첫 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덕희는 "승리해서 기쁘다. 경기 시작 전 긴장했지만 내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첫 단추를 잘 꿰었으니 남은 경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덕희는 25일 새벽 일리아 마르켄코(29, 우크라이나, 162위)와 조리스 드 루레(24, 벨기에, 199위) 경기의 승자와 예선 최종라운드 진출을 두고 다툰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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