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브이아이피', '아수라'일까 '신세계'일까..잔인과 예술 사이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7.08.24 11: 00

박훈정 감독의 신작 '브이아이피'가 개봉 첫날 1위로 흥행 시동을 걸었다. 청소년 관람불가란 등급은 이 영화에 약점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태생부터 19금인 이 작품은 역시나 극명하게 관객의 취향을 타고 있다. 박훈정 감독의 '신세계'가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은 줬지만 영화의 재미만큼은 인정받고 입소문이 상당했던 것과는 또 다른 형태다. 
'브이아이피'는 개봉 첫 날인 지난 23일 17만 4,023명(영진위)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 상쾌한 출발을 알렸다. '브이아이피'의 오프닝 박스오피스는 2017년 개봉한 한국 청불 영화 최고 오프닝 기록이다.
앞으로의 흥행을 점쳐본다면, 영화는 강점과 약점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에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도 이제 영화의 흥행이 개봉 첫날 SNS를 통한 입소문에 의해 큰 지배를 받는다는 것을 생각할 때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브이아이피’는 각국의 국가 기관을 대표하는 국정원 요원 박재혁(장동건 분), 경찰청 형사 채이도(김명민 분), 북한 보안 요원 리대범(박희순 분)과 CIA 요원 폴(피터 스토메어 분)이 북에서온 VIP 김광일(이종석 분) 한 명을 두고 집요한 공방전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렸다.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 등 대한민국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은 '브이아이피'의 감상 키워드 중 하나는 '잔인'이다. 
시사회 후 쏟아진 반응 중에도 잔인함을 거론하는 리뷰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사실 이 영화의 가장 큰 홍보포인트이자 관전포인트는 싸이코패스 살인자로 분한 이종석이기도 하다. 혹자는 이종석의 캐릭터와 연기를 영화 '악마를 보았다'의 최민식과 비교하기도 한다.
잔인함을 여과없이 자세히 보여주는 것에 대한 반감이 존재한다. 하지만 잔인함 그 자체로 영화의 좋고 나쁨을 평가할 수는 없다. 청소년 관람불가 범죄 스릴러 영화로서 갖는 이 영화의 색깔과 정체성, 캐릭터의 성격을 보여주는 데 있어 잔인성은 하나의 의미이자 요소일 수 있다. 
다만 '브이아이피'는 소재 자체와 피해자가 되는 여성들, 그리고 그 피해과정을 '자세히' 묘사하는 것에 대해 관객의 취향을 탈 수 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김성수 감독의 최근작 '아수라'가 거론되기도 한다. '아수라'는 여전히 논쟁적인 느와르물로 과도한 잔인함이 내용과 주제를 잠식했다는 평이 있었던 바다. 
하지만 박훈정 감독의 히트작인 '신세계'만큼, 혹은 그 보다 인상깊었다는 반응도 존재한다. 비판적인 시각이 물론 있겠지만 어쨌거나 '브이아이피'는 남자 영화다. 캐릭터의 아쉬움이나 애매한 지점이 있을 지언정, 남성 취향의 하드보일드 느와르에 그래도 충실한 작품이란 것은 많은 이들의 동의하는 부분이다.  /nyc@osen.co.kr
[사진] '브이아이피' 스틸,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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