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타자 급구' LG, 정성훈은 힘든 이유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8.24 06: 52

 LG가 치열한 중위권 경쟁 와중에 '4번타자 구인'에 나섰다. 누가 LG의 새로운 4번타자로 적합할까.
LG는 8월 들어 슬럼프에 빠진 양석환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양상문 감독의 결단이다. 양석환은 6월초 히메네스의 부상 이후 4번타자를 맡았다. 6월과 7월에는 월간 타율이 2할9푼대로 제 몫을 해냈다. 그러나 8월 들어 16경기에서 타율 1할7푼9리로 뚝 떨어졌다. 최근 6경기 연속 타점이 없다. 시즌 성적은 타율 2할7푼2리 10홈런 69타점. 
양 감독은 23일 "양석환이 처음 풀타임 시즌을 뛰면서 체력 문제도 있고,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로 약점이 노출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스스로 이겨내도록 하려 했는데, 타격 침체가 너무 오래가는 것 같다. 타석에서 내용도 안 좋다. 좋아질 기미가 안 보여 열흘 정도 재충전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빨리 분위기를 바꿔 정말 중요한 시즌 막판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대했다. 

양석환이 빠진 3루 포지션은 최재원, 김재율 등이 돌아가면서 맡는다. 문제는 당분간 4번타자는 새 얼굴이 맡아야 한다. 양 감독은 "이형종과 채은성, 양석환이 빠진 엔트리에 콜업된 김재율" 등을 4번 후보로 꼽았다.
왜 그럴까. 후반기 놀라운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박용택은 계속해서 톱타자로 공격 찬스를 만든다. KBO리그에 계속 적응 중인 로니는 3번이 최적화, 이천웅은 5번 중심타선에 거의 붙박이다. 1,3,5번의 틀은 흔들지 않겠다는 것의 양 감독 생각이다. 로니를 4번으로 옮기면, 마땅한 3번이 없다. 연쇄적으로 타순을 바꾸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본다. 
이들의 제외한 타자 중에 4번을 칠 선수로는 이형종, 채은성 정도다. 김재율이 3루수로 나선다면 타순도 양석환의 자리 4번으로 나설 수 있다. 
로니와 포지션이 겹치는 정성훈을 4번타자로 활용할 수는 없을까. 정성훈은 규정타석은 미달이지만 타율 3할1푼8리(195타수 62안타)다. OPS는 0.878로 100타수 이상 LG 타자 중 박용택(.922)에 이은 2위다. 장타율도 0.456으로 팀내 2위. 주자가 없을 때 타율 3할5푼6리로 높지만, 득점권 타율은 0.228, 대타 타율은 0.211을 기록 중이다. 1루수 로니가 오면서 대타 요원으로 밀렸다.  
박용택이 좌익수로 나선다면, 로니를 1루수, 정성훈을 지명타자로 동시에 기용할 수는 있다. 그런데 이는 수비 약화를 초래한다. 
양 감독은 "지금 우리 전력을 보면 투수들이 점수를 최대한 안 주고 이겨야 한다. 수비를 단단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좁은 구장에서 한 번씩 박용택이 좌익수로 출장할 수는 있겠지만, 넓은 구장에선 수비가 걱정된다. 이전에도 양 감독은 "박용택의 좌익수 수비는 규모가 작은 구장에서 가끔 기용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정성훈은 대타 요원으로 대기하면서 대구나 마산, 수원 등 규모가 작은 구장에서 선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23일 NC전에는 이형종이 4번에 배치됐다. 이형종의 올 시즌 첫 4번 출장이다. 이형종은 2-2 동점인 5회 1사 1,3루 찬스에서 3루 베이스 옆을 빠져나가는 2루타성 타구로 3-2 역전타를 때려냈다. 타구가 3루심에 맞고 멈추는 바람에 단타로 손해를 봤다. 앞서 4회에는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해 득점을 올리는 등 5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무난한 4번타자 신고식을 치렀다.
양석환이 빠진 자리에 최재원이 3루수로 나서면서, 강승호가 2루수로 함께 출장했다. 최재원은 2안타 2타점, 강승호는 4안타 2타점으로 둘 다 시너지 효과를 냈다.
양석환의 공백은 이형종, 채은성, 최재원, 강승호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앞으로 10경기 LG가 4번 공백을 어떻게 극복할지는 이들의 손에 달려 있다. /orange@osen.co.kr
[사진 위] 정성훈-이형종-채은성(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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