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연이은 실책성 플레이, 수원 휘감은 '졸전 기운'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8.23 23: 16

실책성 플레이의 향연이었다. 23일 수원 kt위즈파크를 찾은 4174명의 팬들은 졸전으로 고통받았다.
한화는 23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을 10-9로 승리했다. 9-9로 맞선 연장 11회 터진 최진행의 적시타가 이날 경기 결승점이었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2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48승(64패1무)째를 따냈다.
그러나 한화 팬이라고 마냥 기뻐할 경기는 아니었다. 경기 내내 실책성 플레이가 거듭됐기 때문이다. 승리에도 찝찝한 뒷맛이 남을 법한 경기였다.

▲ 무너진 선발마운드, 신난 타자들
우선 양 팀 선발투수들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작은 kt 류희운이었다. 류희운은 1회 1사 1·2루서 윌린 로사리오에게 2타점 2루타를 내주며 리드를 빼앗겼다. 한화 선발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곧장 응답했다. 비야누에바는 1회 첫 아웃카운트를 잡기 전까지 내리 4연속 피안타로 2점을 내줬다. 무사 1·2루에서 박경수를 삼진, 유한준을 3루 땅볼 처리했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속 이해창에게 1타점 안타, 정현에게 좌선상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1회 스코어는 4-2 kt 리드.
비야누에바의 역할은 1회까지였다. 그는 1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과정에서 박기혁의 타구에 왼 종아리를 강타당했다. 2회부터 김재영이 마운드에 올랐다. 김재영은 2회 1사 1·2루서 윤석민에게 좌중간 2루타, 박경수에게 우전 적시타로 3점을 더 내줬다. kt의 7-3 리드였다.
그러나 경기는 이대로 끝나지 않았다. 류희운이 다시 뭇매를 맞은 것이다. 류희운은 4회 선두 김회성에게 좌중월 솔로포를 맞았다. 이어 볼넷과 안타로 1사 1·3루, 오선진이 희생플라이를 때려냈다. 후속 이동훈의 볼넷으로 다시 2사 1·2루, 이번에는 최진행이 역전 3점포를 쏘아올렸다. 한화의 8-7 역전이었다.
류희운은 이날 79구 중 절반 이상인 40구를 속구로 택했다. 최고구속은 148km까지 나왔다. 그러나 스트라이크가 21개, 볼이 19개로 비율이 거의 비슷했다. 스트라이크로 들어간 공은 대부분 복판에 몰리며 한화 타선의 먹잇감이 됐다.
▲ 두 차례 번트 미스, 빅 이닝 실패
한화는 이날 경기 대량 득점의 기회를 몇 차례 잡았다. 그 중 4회에는 대거 5득점하며 실제로 '빅 이닝'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기본적인 번트에서 아쉬움도 몇 차례 나왔다.
시작은 1회였다. 선두 오선진이 볼넷으로 출루한 상황, 타석에는 이동훈이었다. 이동훈은 타격 준비 동작까지도 배트를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투수가 공을 던지는 순간 배트를 내리고 번트를 시도했다. 기습 번트였다. 하지만 타구는 1루수 오태곤이 잡기에 너무도 편한 위치로 떴다. 1루수 번트 파울플라이. 1루주자가 움직이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이동훈은 연장 11회 무사 1루서 또다시 번트 지시를 받았다. 두 차례 파울로 볼카운트 1B-2S. 그러나 과감한 스리번트 사인이 나왔고 이동훈은 마침내 이를 성공시켰다. 앞선 빅 이닝 미스를 메우는 모습이었다.
한화의 번트 미스는 한 차례 더 있었다. 한화는 8-7로 앞선 6회 1사 3루, 오선진의 중전 안타로 한 점 더 달아났다. 여기서 이동훈이 또 한 번 번트를 댔다. 타구는 이번에 포수 쪽으로 높게 떴다. 또다시 번트 실패. 한화는 결국 6회 추가 득점하지 못했다.
▲ 연이은 주루사, 추격 의지 뚝
방점은 숱한 주루사였다. 시작은 2회 6-3으로 앞선 kt 공격이었다. 1사 2루서 박경수의 우전 안타가 나왔다. 타구가 빠르지 않았던 덕에 윤석민은 3루를 밟아 홈까지 내달렸다. 그 사이 박경수는 2루를 노렸다. 하지만 박경수는 우익수 장민석의 송구에 걸리며 결국 아웃됐다. 더 달아날 기회를 놓친 것이다.
kt가 7-8로 뒤진 5회도 마찬가지였다. 선두 윤석민이 중전 안타로 살아나갔다. 박경수가 우익수 직선타로 아웃됐다. 그러나 윤석민은 2루를 지나 3루까지 향하던 중이었다. 우익수 장민석은 편안하게 1루로 뿌려 더블아웃을 만들었다.
방점은 실책이었다. 한화가 8-7로 앞선 6회, 선두 정범모가 볼넷으로 살아나갔고 장민석이 희생번트를 댔다. 그러나 1루수 오태곤이 1루 쪽으로 뿌린 송구가 엇나갔다. 그 사이 2루를 거쳤던 정범모가 3루까지 향했다. 아이러니한 건, 공이 빠진 사이 2루로 내달리던 장민석은 우익수 유한준의 송구에 막혀 아웃됐다. 결국 한화는 3루주자 정범모의 득점에 그쳐야 했다. /ing@osen.co.kr
[사진] 수원=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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