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의 인디살롱] 마인드유 “스타쉽에서 전화, 이거 실화야?”
OSEN 김관명 기자
발행 2017.08.23 13: 55

효린 소유 다솜 케이윌 유승우 매드클라운 정기고 보이프렌드 몬스타엑스 우주소녀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에 인디 듀오가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바로 마인드유(Mind U)다. 프로듀싱에 고닥, 보컬에 재희로 이뤄진 2인조 마인드유는 2013년 10월 어쿠루브로 데뷔했고 2017년 3월 스타쉽과 전속계약을 맺은 뒤 팀명을 마인드유로 바꿨다.
그간 어쿠루브와 마인드유가 일궈낸 성적은 상당하다. 8월 현재 멜론 인디차트 톱100에 무려 7곡이 진입해있을 정도다. 38위 ‘하고 싶은 말’, 39위 ‘그게 뭐라고’, 52위 ‘사랑노래 같은 이별노래’, 74위 ‘사랑해줘요’, 80위 ‘잡지 않았어’, 89위 ‘고백’, 91위 ‘잠깐만요’. ‘사랑해줘요’만 지난 7월 마인드유 이름으로 발표한 노래다. 지난 4월 마인드유 최초의 싱글 ‘좋아했나봐’(feat. 매드클라운), 7월 EP ‘RE:MIND’를 발표한 마인드유를 [3시의 인디살롱]에서 만났다. 제2막을 시작한 고닥과 재희는 그만큼 할 말이 많았다.

= 반갑다. 멜론 차트에 그렇게나 많은 노래가 진입해있는 줄은 정말 몰랐다.
(재희) “어쿠루브 때 정규 1집을 내고 1년을 쉬었다. 그러면서 차트에서 곡들이 하나씩 없어졌는데 지금 7곡이나 진입해있다는 것은 저희도 몰랐다. 많았을 때는 14곡까지 있었다. 세월은 역시 칼보다 날카로운 것 같다. 그래도 어쿠루브 데뷔곡이나 완전 초창기곡이 지금도 올라가 있는 게 신기하다. 마인드유를 사랑해줘서 정말 감사드린다.”
= 본인들 소개부터 부탁드린다.
(재희) “노래하는 재희다. 93년생이고 본명은 김재희다. 어렸을 때부터 가수와 노래에 관심이 있었는데, 머라이어 캐리를 보고서 충격을 먹고 나도 저런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마음 먹었다. 고1 때부터 입시준비를 해서 대학은 실용음악과에 입학했다. 친한 동기 누나가 ‘어쿠스틱 팀을 준비하는데 그쪽에서 남자 보컬이 필요하다’고 해서 전 소속사에 들어가게 됐다. 그때는 저와 다른 기타 멤버로 팀이 짜여졌다.”
= 그때가 2013년 일인가.
(재희) “맞다.”
(고닥) “노래를 만들고 있는 고닥이다. 93년생이고 본명은 하지용이다. 음악은 처음 힙합으로 시작했지만 랩에 저를 담을 수 없을 것 같아 미디 음악에 빠졌고 그러다 대학도 실용음악과에 진학했다. 재희랑 같은 회사에서 다른 팀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 팀이 깨지면서 2014년 2월에 재희 팀에 합류했다. 그때 마침 재희 팀의 원년 멤버가 나갔던 때였다.”
= 고닥이라는 예명은 어떻게 지었나.
(고닥) “어렸을 때 즐겨 하던 휴대폰 야구게임 캐릭터가 ‘독고탁’이었고 여기서 영감을 받아 ‘고닥’으로 지었다. ‘고탁’보다는 ‘고닥’이 입에 더 감긴다.”
= 재희를 처음 봤을 때 어땠나.
(고닥) “안맞겠다 싶었다.(웃음)”
(재희)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다.(웃음)”
(고닥) “그런데 조금 시간이 지나다보니 서로 없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겠다 싶더라. 같이 해보니 음악이 점점 견고해졌다.”
= 스타쉽엔터테인먼트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재희) “스타쉽에서 리메이크 프로젝트인 ‘빈티지 박스’ 첫번째 주자로 케이윌과 매드클라운이 나섰고 그때 선곡한 노래가 우리(어쿠루브)의 ‘그게 뭐라고’였다(2016년 9월). 얼마 후 저희가 전 소속사와 계약이 끝난 걸 알고 전속계약을 먼저 제안하셨다.”
= 유명 가수들이 대거 포진한 대형 기획사 스타쉽에서 제안을 받았을 때 소감은.
(고닥) “사실 많이 놀랐다. 지인들에게 의견도 구했지만 너무 부담돼 정말 고민이 많았다. 제 일생에서 가장 큰 고민과 선택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재희) “우리 같은 인디밴드가 보기에 스타쉽은 아이돌도 많고 화려한 기획사다. 저 역시 고민이 많았다. 홍대 인디밴드인데 스타쉽 가서 어떻게 될지 정말 모르겠더라. 그냥 좋은 꿈을 꾸었다고 생각하자 싶기도 했다.”
(고닥) “지금 생각해보면 잘 한 선택이었다. 저희만의 편견과 선입견에 갇혀 있었던 것 같다. 우물 안에 갇혀 있던 마음이 열리자 더 좋은 음악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이 더 많이 들었다. 음악환경 역시 예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좋아졌다.”
= 지난 4월에 나온 싱글 ‘좋아했나봐’와 지난 7월에 나온 EP ‘RE:MIND‘를 같이 들어보자. 전체적으로 만나고 사랑할 때의 감성보다는 헤어지고 난 후의 감성에서 더 빛이 나는 것 같다. ‘좋아했나봐’도 그런 노래다.
‘오랜만에 너의 이름을 난 들었어 잘 지낼까 문득 조금 궁금해졌어 너와 같이 보냈던 그 계절이 왔어 그 시절의 우리 둘은 행복했는데 / 너 없이 하루도 못 살 것 같았지 하지만 이제는 확실히 괜찮아 나 너를 많이 좋아했나 봐 난 내가 울게 될지 몰랐어 긴 세월이 지나 돌이켜 보면 철없던 그때가 조금 그리워져 / 살다 언젠가 마주칠 것 같았어 왠지 몰라도 꼭 볼 것 같았거든 / 잘지내? 난 요즘 그냥 그래 연애는 똑같고 어른 흉내 내느라 욕보네 차는 아직 없어 자전거 많이 타 꿈 앞에 덤덤해지고 외로움도 많이 타 / 근데 가끔 있지 생각나 8월의 여름 밤 애틋했던 우리가 / 너는 지금 어때 잘 지내고 있어? 나는 아직 옥인동에서 음악하고 있어 알아봐주는 사람도 생겼는데 웃기지? 반가워 소식 궁금했어 / 나 너를 많이 좋아했나 봐 난 내가 울게 될지 몰랐어 긴 세월이 지나 돌이켜 보면 철없던 그때가 조금 그리워져 / 너를 추억으로 남겨둘게 가끔 그리우면 맘속에서 꺼내볼게 미숙했던 우리 너무 빨랐던 건 시간 그때 그 시절 이젠 돌이킬 수 없지만 / 너를 추억으로 남겨둘게 가끔 그리우면 맘속에서 꺼내볼게 오래된 그 이별 이젠 너를 보낼게 안녕 너 안녕 안녕 너 안녕 / 나 너를 많이 좋아했나 봐 난 내가 울게 될지 몰랐어 긴 세월이 지나 돌이켜 보면 철없던 그때가 조금 그리워져 / 나 너를 많이 좋아했나 봐 난 내가 울게 될지 몰랐어 긴 세월이 지나 돌이켜 보면 철없던 그때가 조금 그리워져’(‘좋아했나봐’)
(고닥) “퍼커션을 비롯한 여러 악기가 들어간 곡이다. 여름을 겨냥한 노래니까. B파트에서는 코러스도 화사하게 넣었다. 2,3년 전 날씨 좋은 가을 날, 작업실에 가면서 혼자 중얼거리다 만든 노래다. ‘사비’부터 작업했다.”
(재희) “어쿠루브의 ‘하고 싶은 말’ 이후 가장 많이 고민했던 노래다. 어쿠루브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새 팀 색깔도 가미해야 했으니까.”
= 매드클라운이 랩에 참여했다.
(재희) “매드클라운은 개인적으로 팬이었다.”
(고닥) “부탁을 드렸는데 흔쾌히 들어주셨다. 이별 후 시간이 조금 지나고나서의 아련함을 담은 노래인데, 저희가 원하던 부분을 매드클라운이 잘 캐치해주셨다. 제가 원했던 가사를 그냥 ‘딱’ 만들어주셨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재희가 혼자 부른 버전도 발표하고 싶다.”
= EP는 ‘사랑해줘요’가 문을 연다.
‘어디로 가고 있나요 어디쯤 그대 있나요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조급해지는 걸요 / 그대 이름을 모래에 선명히 새겨 놓아도 파도에 지워져요 어디 있나요 / 그대 마음이 나에게로 살며시 앉길 그댈 믿어요 좋아해요 다 / 평화로운 오후 길에 두리번 돌아다녀도 그대는 이곳에 없어 이어폰에는 달달한 노랫말 / 친구들의 자랑들도 밉다가도 부러워져 그대는 어디 있나요 궁금해 / 어디 있나요 그대 마음이 나에게로 살며시 앉길 그댈 믿어요 좋아해요 다 / 사랑해줘요 나의 마음이 그대에게 날아가기를 매일 그대를 사랑해요 다’(‘사랑해줘요’)
(고닥)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인연에게 쓴 메시지다.”  
= ‘사랑노래 같은 이별노래’는 레이디스코드의 소정이 피처링했다.
(고닥) “소정에게 강력하게 부탁해서 도와주시게 됐다. 알고보니 그동안 저희 노래를 많이 들어주셨더라. 이 노래는 코드나 멜로디는 사랑 노래이지만 가사는 이별을 그렸다. 그래서 ‘사랑노래 같은 이별노래’다. 소정이 이 노래 들어보고 울었다고도 하더라. 녹음 때도 어떻게 불러야 이 노래가 잘 살 수 있을지 잘 알고 있더라. 애드리브 라인도 많이 불러주셨고. 재희의 보컬도 예전보다 많이 노련해졌다.(웃음) 지금 들리는 악기는 왼쪽이 재즈피아노, 오른쪽이 재즈기타인데 둘이 잘 어우러진 것 같다.”
= 가사 중에서는 ‘니가 이제 없다 난 고장이 났다’ 대목이 눈에 확 띈다. 대단한 발견이다.
(고닥) “가이드를 해주셨던 한올 누나도 이 ‘난 고장이 났다’ 가사를 보고 씩 웃으시더라. 한올 누나는 원래 저랑 같이 팀을 준비하던 보컬이었다.”
= ‘그게 뭐라고’는 어쿠루브를 스타쉽과 연결시켜준 노래다.
(고닥) “저희 징크스가 이번 곡이 잘 되면 다음 2곡이 잘 안된다는 것이다. ‘그게 뭐라고’에 앞서 나왔던 노래가 연속으로 잘 안돼 그만큼 더 준비했던 노래다. ‘너없이 잘 지내고 있어’ 이런 식으로 남자가 쿨한 척, 센 척 하지만 결국 너와 함께 했던 계절과 밤이 오면 아무렇지도 않았던 추억이 확 가슴에 와닿는다는 내용이다.”
(재희) “이 노래는 음의 도약이 많아 부르면서 굉장히 힘들었다. 그런데도 남들은 담백하게 부른다고 하더라.(웃음)”
= 마지막 곡은 ‘잡지 않았어’다. 기타 소리가 귀에 쏙쏙 박힌다.
(고닥) “어쿠루브 때부터 도와주신 박태진 형이다. 성격적으로 저희랑 잘 맞는다.”
(재희) “예전 회사에서 데뷔를 준비할 때부터 같이 해온 형이다.”
(고닥) “이 곡 역시 2번 안되고 1번 잘되는 징크스를 겪은 곡이다. 그만큼 신경을 많이 썼다. 가사는 연애시절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보냈던 편지에서 인용했다.”
(재희) “이 곡은 녹음할 때부터 잘 풀렸다.”
(고닥) “기타나 보컬 톤, 디렉 모두 만족스러웠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다. 저희 팬분들이 모두 심성이 곱고 착하다. 보여지는 밴드가 아니라 목소리만 친숙한 밴드라서 그런 것 같다. 노래로만 평가해주신다. 그래서 그런지 댓글의 98%가 선플이다.”
= 앨범 재킷이 멋지다. 별이 많은 것은 소속사가 ‘스타쉽’이라서 그런 건가.(웃음)
(고닥) “하하. 썸을 타고 있는 남녀가 시골의 밤하늘을 보고 있는 장면이다. 자세히 보면 남자가 어쩔 줄 몰라 손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있다.”
(재희) “앨범 제목에 저희의 새로운 이름이 ‘마인드유’가 들어갔으면 해서 ‘RE:MIND’라고 지었다. 물론 ‘떠올리다. 되돌이키다’ 이런 뜻도 있고.”  
= 앞으로 계획은. 그리고 어떤 음악을 할 것인가.
(재희) “어쿠루브와 마인드유를 연결시키는 게 저희에게 주어진 숙제다.”
(고닥) “맞다. 기존 어쿠루브 팬들도 마인드유를 환영해서 받아줬으면 좋겠다. 더 많은 분들에게 다가가고 싶다. 음악적으로는 같은 사랑 노래라도 요즘 20대들의 고민이나 여행을 갈 때의 홀가분한 마음 같은 것을 담고 싶다. 또한 어린 시절 추억들을 회상하는 노래들도 많이 쓰고 싶다. 이별 만이 아니라 삶을 노래하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재희) “앞으로 들려드릴 음악에서는 어쿠루브에 새로운 색깔을 입혀서 새로운 팬분들을 입덕시키고 싶다.”
(고닥) “어쿠루브 4년 동안 소극장 콘서트를 하면 700석을 메운 팬들 대부분이 저희들의 얼굴이나 나이도 모르고 찾아오셨다. 저희 나이가 너무 어린 것, 그리고 이렇게 생긴 것에 많이 놀라신 것 같다.(웃음) 그래서 지금은 다양하게 저희들의 개인적인 모습을 여러 루트를 통해 노출시키고 있다. 팬카페도 만들었고.”
= 앞으로도 마인드유 활동을 성원하겠다.
(마인드유) “수고하셨다.”
/ kimkwmy@naver.com
사진=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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